조직개편 첫 해…"어느 때보다 중요한 한 해"
롯데그룹은 경자년 유통부문 재도약에 사활을 걸 전망이다. 강희태 유통BU장(부회장) 겸 롯데쇼핑 대표 체제가 어떠한 시너지를 이끌지가 관건으로 떠오른다. 그간 롯데 유통부문은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과 일본 제품 불매운동 등 외부변수로 고전한 가운데 ‘롯데ON’ 론칭과 공간·브랜드 혁신 등을 통해 반등을 꾀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롯데 유통부문은 강희태 부회장의 진두지휘 아래 유통 분야의 혁신과 미래성장 전략 모색에 집중할 것으로 풀이된다.
롯데 유통부문은 2017년 3월 중국 정부의 사드보복으로 급격한 실적 악화를 겪었다.
실제 롯데쇼핑 매출은 사드보복 전인 2016년 24조1000억원이었으나, 이후 2017년과 2018년엔 17조9000억원과 17조8000억원에 그쳤다. 영업이익은 2016년 7600억원에서 2018년 6000억원으로 1600억원이나 빠졌다. 롯데쇼핑은 결국 중국 사업에서 손을 뗐다.
롯데면세점도 중국 정부가 한국 단체관광을 금지하면서 타격을 입었다. 롯데면세점의 영업이익은 2016년 3301억원에서 2017년 25억원으로 급감했다. 롯데면세점은 2018년 2월 임대료 부담을 이유로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에서 부분 철수했다.
롯데 유통부문은 또 2019년 7월에 시작된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란 악재에 휩싸였다. 롯데그룹과 손잡고 국내에 진출한 유니클로, 아사히 등이 불매운동의 주요 타깃이 된 까닭이다. 이로 인해 롯데쇼핑의 시가총액은 약 보름 만에 4000억원가량 증발했다.
이런 가운데, 강희태 부회장은 그룹 유통부문의 총 책임자로 낙점됐다. 롯데그룹은 지난해 12월19일에 단행된 임원인사에서 강희태 롯데백화점 대표를 부회장으로 승진 후 유통BU장으로 임명했다.
롯데그룹은 강 부회장이 롯데백화점 점장·상품본부장·중국사업부문장·대표 등 그간의 다양한 경험을 살려 롯데 유통부문의 미래 성장 전략을 모색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또 롯데그룹은 사업부간 시너지를 최대화를 위해 기존 대표이사 체제로 운영됐던 백화점·마트·슈퍼·e커머스·롭스 사업부문을 롯데쇼핑 ‘원 톱(one top)’ 체제의 통합법인으로 재편했다. 통합법인 수장엔 강희태 부회장을 선임했다.
업계 안팎에선 롯데 유통부문이 강 부회장을 필두로 올 한해 ‘롯데ON’ 론칭, 수익성 개선 등 재도약을 위한 발판 마련에 총력을 기울일 것이란 관측을 제기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올해 롯데 유통부문은 부진점포와 비효율 카테고리 구조조정 등을 통한 수익성 개선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특히 롯데ON으로 온라인 사업의 효율성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주장했다.
롯데쇼핑은 올해 상반기 7개 사업부문의 온라인몰을 통합하는 ‘롯데ON’을 선보일 예정이다.
‘롯데ON’은 강 부회장이 기획 단계부터 주도해온 온라인 플랫폼으로, 롯데쇼핑은 새로운 차원의 O4O(Online for Offline; 오프라인을 위한 온라인) 쇼핑경험을 제공한단 계획이다.
롯데쇼핑은 백화점 1층 테마형 전문관 도입, 1점포 1명소 등 오프라인 유통채널의 공간 혁신을 통한 소비자의 체류시간을 늘려 매출신장을 꾀한단 방침이다.
아울러 롯데쇼핑은 소비 트렌드의 양극화에 따라 롯데백화점 프리미엄 전략을 수립, 주요 점포를 중심으로 프리미엄 개편 작업을 추진한다. 온라인몰에서도 ‘롯데 프리미엄몰’을 통한 고가 상품군 판매 등 차별화에 나서고 있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그간 외부적인 요인들로 턴어라운드(Turn around)할 시기를 놓쳤던 게 사실”이라며 “때문에 올해는 롯데쇼핑 통합법인 재편과 기존 계열사의 사업부 전환 등 조직개편 첫 해로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롯데쇼핑은 통합 앱인 롯데ON 오픈과 시장 안착, 지역 상권에 맞는 점포 차별화 등 혁신, 고객 체류시간 증대를 위한 공간 기획을 통한 수익성 개선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