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우유·매일유업·남양유업, 친환경·지속가능 경영 강조
전담 위원회 신설하고 플라스틱 절감, 사회공헌사업 활발
국내 대형 유가공 기업들은 최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개선) 경영’이 주요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잇달아 전담조직을 신설하고 관련 활동을 강화하는 모습이다. 대내외적으로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지속가능한 경영을 강조하면서, 중장기적으로 기업의 투자가치를 더욱 끌어올리겠단 전략으로 풀이된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ESG는 환경(Environment)과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를 뜻하는데, 최근 들어 글로벌 경영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잠재 핵심 소비층으로 꼽히는 밀레니얼과 Z세대는 기업 가치를 따질 때 재무성과뿐만 아니라 친환경과 사회적 책임, 경영 투명성 등 비재무적인 가치에도 많은 관심을 갖는 까닭에 ESG 경영 요소는 기업투자를 위한 기준으로 활용되고 있다.
글로벌 지속가능 투자 협력체인 GSIA(Global Sustainable Investment Alliance)가 발표한 전 세계 ESG 투자규모는 2018년 기준 30조달러(약 3경3741조)에 이른다.
이런 가운데, 주요 유가공 기업의 ESG 경영 활동도 두드러지고 있다. 서울우유와 매일유업, 남양유업 등 국내 대표 유가공 기업들은 ESG 경영 강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서울우유협동조합(조합장 문진섭)은 ‘ESG위원회’를 지난 2월 출범했다. 국내 유업계로는 처음이다. 노민호 상임이사를 위원장으로 위촉해 무게감을 주고, ESG위원회를 중심으로 전사적으로 친환경과 동물복지 활동에 나설 계획이다.
서울우유는 위원회 출범 이후 우선적으로 사내 일회용 종이컵을 퇴출시키는 한편, 재생용지를 활용한 명함과 친환경 사무용품 사용으로 변화를 줬다. 그간 해왔던 지역아동센터 후원은 물론, 임직원 자원봉사활동과 제품 기부, 성금 기탁 등 사회공헌활동 영역을 지속 확대할 방침이다.
노민호 ESG 위원장은 “유업계 1위 기업으로서 환경보호에 앞장서고, 더 나은 사회를 만들기 위한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매일유업(대표 김선희)은 현재 별도의 관련 위원회 신설 계획은 없다. 하지만 일찍부터 유기농 브랜드 ‘상하목장’을 앞세워 친환경 이미지를 꾸준히 쌓아왔다. 지난 2019년 상하목장 우유에 종이 소재 패키지를 적용했고, 올 초엔 유기농 멸균우유에 빨대를 제거하는 등 연간 온실가스 배출량을 300여톤(t) 이상 감축할 방침이다.
또, 지난 1999년에는 선천성 대사 이상질환을 겪는 환아를 위한 특수분유를 국내 처음으로 개발한 이후, 매년 적자를 감수하고서도 지금까지 생산해오고 있다. 독거노인의 고독사 예방을 위한 캠페인과 같은 사회공헌활동도 활발하다.
이런 이유로 김선희 대표는 최근 SK그룹 사외이사로 깜짝 선임돼 SK의 친환경 사업구조 개편에 힘을 실어줄 전망이다.
남양유업도 이달 이광범 대표를 주축으로 ESG 추진 위원회를 출범했다. ESG 경영활동 강화를 위한 다양한 아이디어를 발굴하기 위해, 생산·마케팅·홍보 등 주요 10개 팀 인력들로 고루 구성했다. 남양유업은 ESG 추진 위원회를 내세워 ‘친환경 Green(그린) 경영’이라는 비전을 수립하고, 2025년까지 플라스틱 배출량을 20% 이상 감축한다. 물량으로는 2000톤(t)에 이른다.
이를 위해 △음료 제품 플라스틱 잡자재 제거 △음료 제품 무라벨 적용 △플라스틱 필름류 사용 절감 등을 추진한다. 최종적으론 2050년까지 생산하는 모든 제품의 ‘플라스틱 사용 Zero(0)’가 목표다.
관련업계의 한 관계자는 “시장지배력 확대와 오너 리스크 관리, 브랜드 경쟁력 강화 등 제각기 ESG 경영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다르겠지만, 공통적으론 유제품 구매력이 높은 MZ세대가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를 적극 반영한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