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업계 2·3위인 오뚜기와 삼양식품은 시각장애인의 편의를 위해 용기면(컵라면)에 점자를 표기한다.

오뚜기는 점자 표기 용기면 출시에 대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일환으로 사회적 약자인 시각장애인의 정보 접근성과 취식 편의성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고 31일 밝혔다. 

삼양식품도 같은 날 “소비자로부터 관련 제안이 왔고, 시각장애인의 용기면 구매와 취식에 대한 불편함을 해소하고자 개발에 나섰다”고 제작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그간 시각장애인들은 라면을 구매할 때 점자 표기 제품은 전무해 애를 먹었던 게 사실이다. 또한, 컵라면 물을 맞추기 위해 용기 안에 손가락을 직접 넣어 확인할 수밖에 없었다.

오뚜기는 시각장애인들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고자 앞서 3월 온라인 설문조사를 통해 제품명과 물 붓는 선의 점자 표기에 대한 니즈(Needs)를 파악하고 점자 삽입을 검토했다. 설문결과를 바탕으로 패키지 디자인 샘플을 제작한 후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협조를 받아 점자 위치와 내용, 가독성 등을 검증했다.

오뚜기는 이를 토대로 제품명과 물 붓는 선은 물론 전자레인지 사용 가능 여부를 나타내는 기호를 점자 표기한 최종 패키지 디자인을 기획했다. 오뚜기 관계자는 “저시력 시각장애인들이 점자 위치를 쉽게 인지할 수 있도록 점자 배경은 검은색으로, 점자는 흰색으로 인쇄했다”고 설명했다.

오뚜기는 9월부터 ‘컵누들 김치·얼큰 쌀국수’를 시작으로 향후 컵라면 전 제품에 점자 표기를 적용할 예정이다.

삼양식품은 시각장애인 유튜버 ‘원샷한솔’과 점자 표기 용기면을 공동 개발했다. 원샷한솔은 점자 적용 제품의 오탈자와 가독성 확인, 외부 물 확인선 등 제작 전 과정에 참여했다. 

점자는 용기면 제품 하단에 삽입했으며 빠른 제품 확인을 위해 불닭볶음면은 ‘불닭’, 삼양라면은 ‘삼양’으로 축약 표기했다.

삼양식품도 내달부터 큰컵 불닭볶음면과 큰컵 삼양라면에 점자 표기를 하고 추후 적용 제품을 확대할 예정이다. 원샷한솔 모교인 ‘한빛맹학교’에도 점자가 표기된 컵라면 제품을 기부할 계획이다. 

한편 오뚜기와 삼양식품의 점자 표기 용기면 제작은 같은 업체에 의뢰했으며 의뢰 시점은 삼양식품이 좀 더 빨랐다. 

[신아일보] 박성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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