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단백질·대체우유 '두각'…수익성 확보 전사역량 결집
김선희 매일유업 사장이 재빠른 사업 다각화로 상반기 외형 성장은 이뤘지만 수익성 면에선 2분기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매일유업은 하반기 비용 효율화와 신사업 경쟁력을 키워 성장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6일 매일유업의 2022년 상반기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연결기준 매출액은 8176억원으로 전년 동기 7563억원보다 8.1% 증가했다. 경쟁사인 서울우유는 같은 기간 6.7% 늘어난 9521억원, 남양유업은 0.3% 줄어든 4690억원을 기록했다. 올 상반기 매출 기준 서울우유에 이어 국내 유업계 2위다.
그러나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28.2% 줄어든 308억원에 그쳤다. 특히 1·2분기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수입 곡물가와 환율 상승에 따른 원·부자재 구입비용 증가, 물류비 인상 여파가 컸기 때문이다. 매일유업 관계자는 “영업이익이 감소한 주된 이유는 글로벌 공급망 불안, 국내외 물류비 인상 등 복합적인 요인으로 원가율이 큰 폭으로 올랐기 때문”이라며 “2분기에 전 임직원에게 1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지급한 것도 일부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김 사장은 2014년 1월부터 매일유업 경영을 맡은 지 올해로 9년째다. 코로나19 2년여간(2020~2021년)에도 매출은 1조4631억원에서 1조5519억원, 영업이익은 865억원에서 878억원으로 성장세를 보였다.
그는 매일유업 지주사인 매일홀딩스의 김정완 회장과 사촌 지간이다. 김 회장 요청으로 매일유업에 발을 들여놓았다. 이전에는 BNP파리바은행, 한국시티은행, 스위스 UBS인베스트먼트뱅크 등 금융업에서 오랫동안 경험을 쌓았다. ‘재무통’인 김 사장의 경력을 비춰볼 때 올 상반기 30%에 가까운 영업이익 하락 폭은 아쉬운 대목이다.
하지만 김 사장은 사업 다각화 면에서 서울우유를 앞선다는 평가다. 저출산과 인구감소로 국내 우유 소비가 갈수록 줄어든 가운데 우유·분유 중심의 단조로웠던 포트폴리오를 빠르게 다각화했다. 김 사장 작품으로는 성인영양식 ‘셀렉스’와 비건 음료 ‘아몬드브리즈’, ‘어메이징 오트’가 대표적이다.
2018년 첫 선을 보인 셀렉스는 국내 단백질식품시장 성장에 불을 지핀 브랜드로 평가 받는다. 그간 쌓아온 유가공 노하우를 접목시켜 마시는 프로틴(단백질)과 프로틴바, 프로틴 파우더를 중심으로 이너뷰티(먹는 화장품)와 다이어트 등 상품군을 꾸준히 확장했다. 매출은 론칭 이듬해인 2019년 250억원에서 2020년 500억원으로 2배 늘었다. 지난해에는 900억원을 기록했다. 출시 이후 올 상반기까지 누적 매출액은 2000억원이 넘는다.
식물성 음료 ‘아몬드브리즈(2015년 론칭)’와 ‘어메이징 오트(2021년)’는 MZ세대를 중심으로 늘어나는 비건(Vegan, 채식주의) 수요를 겨냥한 제품이다. 김 사장은 아몬드브리즈와 어메이징 오트로 대체우유 대중화를 선도하며 시장 판을 키웠다는 평을 얻는다. 실제 aT(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식품산업통계정보에 따르면 국내 대체우유 시장규모(두유 포함)는 2016년 4660억원에서 2021년 약 6330억원으로 성장했다.
김 사장은 또 ‘콤부차(Kombucha)’ 시장 가능성을 눈여겨보고 지난 5월 기능성 표시식품 ‘더그레잇티 콤부차’로 새로운 먹거리 발굴에 나섰다. 콤부차는 차 추출물과 설탕을 스코비(SCOBY)라고 일컫는 미생물로 발효시킨 음료다. 다이어트와 해독 기능이 있다고 알려졌다. 글로벌 콤부차 시장 규모(오르비스리서치)는 2017년 10억달러(약 1조3654억원)에서 내년 38억달러(5조1885억원)로 전망된다. 국내에서도 젊은층을 중심으로 인기를 얻으면서 많은 기업들이 뛰어들고 있다.
매일유업은 하반기 신사업 중심의 성장을 지속하면서 수익성 확보에 전사적인 역량을 결집시킬 방침이다. 매일유업 관계자는 “아몬드브리즈를 비롯한 곡물음료와 더그레잇티 콤부차 등 주력 신제품을 통해 성장을 가속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