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설 명절을 맞아 경기 활성화에 한팔 거든다. 협력사에 1조원 넘는 물품대금을 조기 지급하고 임직원 대상 온라인장터로 지역농가·중소기업 제품도 판매한다. 대·중소기업과 지역사회가 함께 성장하는 산업 생태계를 육성하는 차원이다. 이 회장은 “어려운 상황이지만 함께 극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12일 삼성에 따르면, 삼성전자 등 11개 관계사는 자금 수요가 집중되는 명절 직전 협력회사의 원활한 자금 흐름을 돕기 위해 1조400억원 규모의 물품 대금을 최대 2주 앞당겨 지급할 예정이다. 대금 조기지급 11개사는 △삼성전자 △삼성디스플레이 △삼성전기 △삼성SDI △삼성SDS △삼성물산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바이오에피스 △삼성엔지니어링 △제일기획 △삼성웰스토리 등이다.
대금 조기지급은 이 회장의 ‘동행’ 비전에 발맞춰 협력사 경영 안정화와 국내 기업 거래대금 지급 문화를 개선하기 위함이다. 삼성전자는 △2차 협력사도 30일 이내 물품대금 현금 지급 △대금지급 횟수 월 2회에서 4회로 확대 △원자재·최저임금 인상분 납품단가 반영 등 선도적인 제도를 도입하고 있다.
삼성은 이번 설 명절에 농가·소상공인의 판매도 돕는다. 최근 설 선물의 판매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온라인 장터를 통해 농가와 소상공업체의 판로를 넓혀 내수 경기 진작에 기여하는 차원이다.
삼성전자, 삼성SDS, 삼성생명을 비롯한 17개 관계사는 각 회사별로 임직원 대상 설맞이 온라인 장터를 열어 △국내 농축수산물과 △자매마을 특산품 판매를 시작했다.
각 사들은 사내 게시판 또는 사업장이 위치한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쇼핑몰이나 농협몰, 우체국 쇼핑몰 등을 통해 온라인 장터를 20일까지 운영한다.
올해 설맞이 장터에는 49개 중소업체가 참여해 한우, 굴비, 한과, 김 등 100여종의 농축수산물과 가공식품을 판매하고 있다. 삼성전자 및 관계사들은 사내 게시판에 임직원들의 온라인 장터 물품 구매를 독려하는 안내문을 게시하고 사업장 휴게 공간에 주요 상품을 전시해 판매를 촉진하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는 설맞이 온라인 장터에 스마트공장 구축을 지원받은 중소업체도 포함시켜 판로개척과 판매확대를 지원하고 있다.
가내 수공업에서 시스템을 갖춘 사업장으로 거듭난 홍삼가공업체 ‘천년홍삼’을 비롯해 △가정간편식(HMR) 곰탕을 생산하는 ‘고삼농협 안성마춤 푸드센터’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삼성전자 스마트공장에 참여한 기업들로 제조설비, 물류, 전산 시스템 등 혁신을 통해 생산성 향상과 품질의 표준화를 이룰 수 있었다.
길미자 천년홍삼 대표는 “삼성의 명절 장터와 스마트 비즈엑스포 등 다양한 판로개척 프로그램으로 이번 설에 1800박스 이상 판매 됐다”며 “지난 설 대비 60% 이상 매출 증가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이 회장은 ‘함께 성장하는 산업 생태계 육성’을 위해 노력 중이다. 삼성은 ‘협력회사의 경쟁력이 회사의 경쟁력과 직결된다’는 믿음에 따라 중소 협력회사에 다양한 지원을 하고 있다. 3조4000억원 규모 상생·물대 펀드를 운영 중이며 매년 우수 협력회사 대상 1000억원 규모 인센티브를 지급하고 있다. 또 협력사 외 중소기업에 대해서도 스마트공장 전환을 지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