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모바일뱅킹 애플리케이션(앱)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단순히 가입자를 확보하는데 주력했던 과거에서 벗어나 앱을 실제로 사용하는 이용자를 끌어올리는 것에 주안점을 둔 모습이다.
은행권은 단순 뱅킹 앱을 벗어나 금융과 비금융 서비스를 아우르는 종합금융플랫폼으로의 도약을 추구하는 만큼 이용자 확보 경쟁은 심화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22일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5대(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시중은행 뱅킹 앱 가운데 월간활성사용자수(MAU)가 가장 많은 곳은 KB국민은행이다. 국민은행 ‘KB스타뱅킹’의 MAU는 1215만명3137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9만명 늘었다.
이어 신한은행의 ‘신한 쏠’이 945만188명으로 1000만명대를 목전에 뒀다. 이밖에 △농협은행 NH스마트뱅킹 827만3531명 △우리은행 우리WON뱅킹 713만9662명 △하나은행 하나원큐가 562만920명으로 집계됐다.
MAU는 해당 서비스를 얼마나 많은 이용자가 실제로 사용하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로, 해당 플랫폼의 역량을 알 수 있는 척도로 활용된다. 활성 사용자의 규모와 수준을 파악할 수 있는 만큼 누적 가입자 수보다 더 중요하게 평가된다.
이 때문에 시중은행은 MAU 확대에 큰 관심을 두고 있다. 이달 실적을 발표한 4대(KB·신한·하나·우리) 금융지주 가운데 신한·하나·우리금융지주 세 곳은 콘퍼런스콜을 통해 플랫폼 MAU 현황과 앞으로의 전략을 다뤘다.
KB국민은행은 실적 발표에서 별도로 플랫폼 현황을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올해 신년사에서 이재근 은행장이 직접 KB스타뱅킹의 MAU를 언급하기도 했다.
은행들은 MAU 확대를 위해 우선 앱 통합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동안 기능별로 나눠놨던 앱을 하나로 합치고, 증권·카드·보험 등 그룹 계열사 서비스뿐만 아니라 비금융 서비스까지 하나의 앱에 집대성한 ‘슈퍼앱’ 구축에 한창이다. 이를 통해 분산된 MAU를 하나의 앱에 집중하겠다는 구상이다.
일례로 신한은행은 지난 2019년 기존 ‘신한S뱅크’와 ‘써니뱅크’, 스마트 실명확인, 온라인 등기, 전 계열사 서비스 등을 통합한 ‘쏠(SOL)’을 출시했다. 지난해에는 이를 전면 개편하는 ‘뉴 앱(NEW APP)‘ 프로젝트를 추진하기 위해 195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뉴 쏠’을 내놨다.
NH농협은행은 지난해 6월 ‘NH올원뱅크’에 증권·보험·카드 등 금융 계열사의 핵심 서비스를 흡수하고 생활금융 서비스를 확장했다. 이어 지난달에는 안정성을 강화하고 사용속도를 높인 ‘뉴 올원뱅크’를 출시했다.
시중은행 가운데 앱이 가장 많았던 KB국민은행은 주요 기능을 KB스타뱅킹에 통합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우리은행은 우리WON뱅킹에 카드·증권·보험·캐피탈 등 계열사 서비스를 연계하는 ‘유니버셜 뱅킹’ 서비스를 추진 중이다. 하나은행도 하나원큐 고도화를 통해 앱 하나로 다양한 기능을 이용할 수 있게 개편을 거듭하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모바일뱅킹의 대중화로 주거래은행이라는 개념이 희박해지면서, 결국 실제로 이용하는 사용자가 많은 뱅킹 앱이 그만큼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며 “단순히 은행 업무를 보는 데에서 나아가, 앱 하나로 다양한 금융·비금융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종합플랫폼으로 발전하는 것이 은행들의 목표”라고 말했다.
[신아일보] 문룡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