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시간여행기③] IT국가대표, 체질개선…변화 맞춘 진화 '초점'
[기업 시간여행기③] IT국가대표, 체질개선…변화 맞춘 진화 '초점'
  • 윤경진·김태형 기자
  • 승인 2023.06.08 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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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미디어 매출 5조 목표'
네이버, '모바일 성공 재현'
카카오, '브랜드 키우기 집중'

#.사명과 CI(기업 아이덴티티, 로고)는 기업의 얼굴이다. 한 기업의 역사와 정체성, 가치·철학을 담고 있다. 쉽게 바꾸기 힘든 요소지만 시대의 변화에 따라 진화·보수·발전한다. 이를 통해 기업은 새로운 목표와 꿈을 꾸고 더 큰 도약을 꾀할 수 있다. <신아일보>의 20년 발자취에 맞춰 한국의 주요 그룹들은 얼굴에 어떤 변화를 줬을지, 그리고 <신아일보>가 그리는 미래 20년에 발맞춰 기업들의 향후 얼굴 형태까지 그려본다. <편집자 주>

각사 로고.

 IT 국가대표 기업들이 가파르게 변화하는 IT(정보기술) 시장에서 경쟁력 확보를 위해 로고 및 사명에 변화를 준다. 체질개선을 통해 진화한다는 계획이다.  

7일 IT업계에 따르면, KT, 네이버, 카카오는 각각 목적에 맞는 변화를 시작했다. 지난 2002년 민영기업으로 탈바꿈한 KT는 미디어 매출 5조원을 꿈꾸는 미디어콘텐츠기업의 진화를 꿈꾼다. NHN을 떼어내고 성장한 네이버는 모바일시대에 유연하게 대응하는 조직으로 거듭난다. 다음을 품은 카카오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 앞장서며 '카카오' 브랜드 키우기에 공을 들인다.

KT로고.[그래픽=김다인 기자]
KT로고.[그래픽=김다인 기자]

◇ KT, 한국 통신 역사 산증인…미디어콘텐츠기업 진화 꿈꾼다

성공적으로 민영화에 안착한 KT는 미디어콘텐츠기업으로 진화를 꿈꾼다. 2025년 미디어 매출 5조원 시대를 열겠다는 목표다.

KT는 한국 통신산업의 발자취를 그대로 따라왔다. 지난 1981년 12월 출범된 ‘한국전기통신공사’가 KT의 모태다. 당시 고도 경제 성장기를 지나 정보통신산업이 발전하면서 통신 수요가 증가하자 당시 체신부(현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 통신 부문을 전담하는 조직이 한국전기통신공사(한국통신)로 분사됐다.

한국통신은 1982년 삐삐 서비스를 시작으로 1994년 인터넷 상용 서비스 '코넷'(KORNET)을 출시하며 유무선 통신 인프라 구축을 주도했다. 1997년 1월에 한국통신프리텔(KTF)을 설립했고 같은해 10월 개인휴대통신(PCS) 전국 상용 서비스를 시작하며 이동통신 사업에 진출했다. 이후 외환 위기로 인한 통신 시장 개방 움직임으로 민영화 바람이 거세게 불었다.

한국통신 창립 20주년인 2001년 12월 지금의 사명인 KT로 확정됐고 2002년 8월 민영기업으로 공식 전환됐다. 이후 2008년 IPTV(인터넷TV)를 국내 최초 상용화하고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대회에서 전 세계인을 대상으로 5G(5세대이동통신) 시범서비스를 선보였다. 2020년부터는 탈통신 경영을 펼치며 미디어·콘텐츠, 금융, 커머스, 헬스케어, AI(인공지능), 로봇, 클라우드를 핵심 성장 사업으로 하는 디지코(디지털 플랫폼 기업·DIGICO) 전환을 선포했다. 특히 미디어 밸류체인인 KT스튜디오지니, ENA 등과 함께 또다른 변화를 주도한다.

네이버 로고.[그래픽=김다인 기자]
네이버 로고.[그래픽=김다인 기자]

◇네이버, '아이덴티티' 강조…모바일 쥐고 해외공략

네이버는 전신을 벗어던지고 모바일시대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조직으로 거듭나고 있다. 

과거 네이버는 몸집을 키워왔다. 1999년 전신 ‘웹글라이더’에서 분사해 본격적인 닻을 올렸지만 이듬해 한게임 등을 인수해나가며 NHN으로 간판을 키웠다. 당시 네이버는 포털사이트 중 5위였다. 그러나 2002년 ‘지식iN’ 서비스를 내놓으며 이용자를 늘렸고 이듬해 블로그와 카페 서비스를 내세워 검색엔진 1위에 올랐다. 이후 검색엔진 개발사 등 다양한 벤처기업들을 인수하며 사세를 확장했다.

가파르게 몸집을 불려나가던 네이버가 살을 벗어던지기 시작한 건 2013년 8월이다. 현재의 네이버는 NHN(당시 NHN엔터테인먼트)이 인적분할로 분사되면서 탄생했다. IT 환경이 모바일 시대로 넘어가면서 변화에 빠르게 대응하기 위해 포털, 게임 부문으로 나눴다는 게 공식적인 이유다.

네이버는 분할과 함께 공식 CI(기업 아이덴티티)를 새롭게 마련했다. 네이버의 로고를 CI에 그대로 살려 회사와 서비스의 브랜드를 통일시키는데 집중했다. 네이버는 ‘항해하다’라는 뜻의 Navigate와 ‘무엇을 하는 사람’이란 뜻의 접미사 ‘er’이 만나 탄생한 이름이다. 로고는 일정 주기로 변경됐지만 초록색의 고딕 계열 대문자 글씨는 유지되고 있다. 친근함과 신뢰를 의미하며 인터넷으로 연결되는 더 큰 세상에 친근하고 믿을 수 있는 콘텐츠 플랫폼이 되고자 하는 철학을 담고 있다.

네이버의 도전은 이해진 GIO(글로벌 투자총괄)의 행보에서도 드러난다. 이 GIO는 2019년 일본 소프트뱅크와 합작법인 Z홀딩스 출범 등 글로벌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그는 지난 2021년 사내강연에서 “3~5년 뒤 내가 하자고 했던 해외사업이 망하면 책임지고 물러나겠다”며 해외사업 중요성을 강조했다.

카카오 로고.[그래픽=김다인 기자]
카카오 로고.[그래픽=김다인 기자]

◇카카오, 탈바꿈 아이콘…목적지 ‘ESG'

카카오 브랜드는 탈바꿈의 역사를 거듭해 오면서 사회와 함께 성장하는 브랜드로 안착하는 데에 집중할 전망이다. 카카오는 이를 위해 지난 2021년을 ‘카카오의 약속과 책임’을 담은 ‘카카오 시즌2’의 해로 정하고 미래 지향적인 혁신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카카오는 사명 변경이 잦다. 전신은 2006년 설립된 아이위랩이다. 아이위랩은 국내외 시장을 겨냥해 블로그 서비스 등을 제공했지만 큰 결실을 맺지 못했다. 이후 스마트폰 위젯 개발사를 인수해 앱·웹 서비스를 공격적으로 선보이는 과정에서 카카오톡이 탄생했다. 아이위랩은 2010년 9월 카카오톡이 큰 인기를 얻자 사명을 카카오로 변경했다. 사명 변경 후 카카오는 단체채팅 등 카카오톡 기반 다양한 서비스를 선보이며 지속 성장했다. 2014년 5월 포털서비스 기업 다음커뮤니케이션에 인수합병되며 다음카카오로 변신했다. 그러나 2015년 9월 사명을 다시 카카오로 되돌렸다. 카카오는 기업 정체성을 모바일로 공고히 하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이후 카카오는 카카오게임즈 등 주요 계열사에만 ‘카카오’ 명칭을 붙이며 브랜드 가치를 키우고 있다. 2020년 문어발식 사업 확장 관련 비판에 직면했지만 ESG 경영 강화 등으로 돌파구를 마련하고 있다.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은 2021년 이사회 산하에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위원회를 설립하고 위원장을 맡았다. 카카오는 같은 해 5월 첫 ESG보고서에서 ‘카카오의 약속과 책임’을 공개했다. ‘카카오의 약속과 책임’은 사회와 함께 성장하고 카카오에 기대하는 미래 지향적 혁신을 만든다는 게 골자다. 카카오는 이를 통해 사회문제 해결과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주체자 역할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youn@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