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생각만 해도 마음이 뭉근히 풀어지는 음식이 한 가지쯤은 있다. 수도 없이 많은 세상의 음식들은 저마다에게 영혼을 달래주고 허기를 채워준다.
유독 마음 이 고단한 날 생각나는 그것! 그것은, 투박하지만 정성이 깃든 어머니의 된장찌개일 수도, 어느 멋진 레스토 랑의 고급 스테이크일 수도, 허름한 포장마차에서 먹던 야식일 수도, 아무도 모르는 나만의 레시피로 탄생한 요리일 수도 있을 것이다.
19일 출판사 세미콜론에 따르면 음식을 매개로 한 다양한 삶의 이야기들. 그런 이야기들이 모여 탄생한 ‘띵’ 시리즈의 스물세 번째 주제는, 국민 간식 ‘떡볶이’다.
유튜브 채널 '겨울서점' 운영자이자 라디오 DJ 김겨울. 이 책은 그가 책만큼이나 애정하는 떡볶이, 그 예찬론이다. 그의 주장은 단순하고 명료하다.
“떡볶이는 맛 있어.” 라면도, 햄버거도, 치킨도 마다하고 흡사 ‘스위스 장수마을 할머니 건강 식단’을 고수한다는 김겨울. 그런 그가 냉동고 가장 위쪽 한 칸을 할애해 차곡차곡 쌓아두는 단 하나의 음식은, 바로 떡볶이였다.
늘 추억의 일부로 존재하고 있는 동시에 지금도 언제든 먹을 수 있는 음식. 소박하고 단출한 기억에서부터 화려하고 근사한 기억까지 다양한 모습으로 존재하 는 음식.
나만의 취향이 확고하지만 누군가와 함께 먹으며 친해질 수 있고, 때로는 건강에 대한 걱정을 안기기도 하지만 완전히 미워할 수는 없는 음식. 김겨울에게 떡볶이란 ‘스스로를 위로한 유일한 한식이자 인생의 동반자’였다.
요즘은 크림 떡볶이, 로제 떡볶이 등 여러 가지 변형된 버전의 떡볶이 메뉴가 언제나 다음 떡볶이가 기다리고 있지 3 개발되고 있지만, 뭐니 뭐니 해도 으뜸은 추억의 고추장 판떡볶이. 밀떡을 선호하 는지 쌀떡을 선호하는지는 개인의 취향 차이겠으나, 그것은 무엇이라도 중요하지 않다.
어딘지 투박하지만 정겨운 떡볶이는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모두의 소울푸드가 됐다. 이 책에도 한국에서 태어나 집밥과 급식을 먹고 자라온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 감할 이야기들이 가득하다.
집에서 만들어 먹던 떡볶이, 동네 분식점 단골 메뉴 국물 떡볶이, 학원 앞 문방구 한편에서 팔던 컵떡볶이부터, 친구네 집에 놀러 가서 시켜 먹은 배달 떡볶이, 지하철역 포장마차에서 허기를 달래던 판떡볶이, 술과 함 께 안주로 혹은 술 마신 다음 날 해장용으로 매운 떡볶이까지, 누구에게나 즐겁고 맛있는 기억은 분명 존재할 것이다.
그런 떡볶이에 대한 김겨울의 추억과 일상을 탈탈 털었다. 그러므로 이 책은 ‘아, 떡볶이 먹고 싶다!’ 하는 순간에 대한 모음집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떡볶이를 먹었거나, 먹고 싶거나, 먹을 예정인 하루하루가 빼곡하다. 그 야말로 김겨울의 생애를 관통해온 떡볶이의 과거와 현재, 다가올 미래에 대한 총 집합인 셈이다.
한편 김겨울 작가는 유튜버이자 라디오 DJ다. 지금은 철학과 대학원생. 좋아하는 것을 나누는 재주가 있어 유튜브 채널 '겨울서점'을 운영하고 MBC '라디오 북클럽 김겨울입니다'를 진행한다.
[신아일보] 권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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