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소희의 P.S⑮] 제약바이오 오너가 입지는 '철옹성'
[김소희의 P.S⑮] 제약바이오 오너가 입지는 '철옹성'
  • 김소희 기자
  • 승인 2024.01.04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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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임기 만료 예정 주요 기업 2·3·4세 연임 무게
셀트리온 2세 서진석 대표 발탁, 경영수업 본격화
녹십자·한미·보령 안정…삼진 창업주 용퇴 가능성↑

‘김소희의 P.S’는 정부가 미래 신성장 산업으로 낙점한 제약바이오 산업 전반을 둘러싼 다양한 이슈 스토리를 다루는 코너다. 이슈의 시작과 의미, 배경과 전망 등을 담는다. 목요일, 새로운 제약바이오 스토리로 독자들을 찾는다. P.S는 Pharma(ceutical) Story의 약자면서 추신(postscript)의 약자다. <편집자주>

 

연말연시가 되면 기업 경영을 책임지는 임원 인사나 등기임원 연임 여부에 이목이 쏠린다. 특히 오너가(Owner+家)에 대한 관심이 크다. 제약바이오 업계도 마찬가지다.

올해 3월 주주총회를 기점으로 임기가 만료되는 제약바이오 기업 오너가(2022년 매출 순)로는 △서진석 셀트리온 이사회 의장 3월 26일 △허은철 GC녹십자 사장 3월 29일 △임종윤 한미약품 사장 3월 26일 △김은선 보령홀딩스 회장 3월 27일 △이경하 JW중외제약 회장 3월 26일 △권기범 동국제약 회장 3월 19일 △윤웅섭 일동제약 부회장 3월 24일 △윤성태 휴온스글로벌 회장 3월 19일 △조의환·최승주 삼진제약 회장 3월 26일 △강덕영 한국유나이티드제약 사장 3월 26일 △남태훈 국제약품 사장 3월 24일 △조성환 조아제약 부회장 3월 30일 등이 있다.

서진석 셀트리온 이사회 의장은 지난해 12월 28일 통합 셀트리온 출범과 함께 경영사업부를 총괄하는 각자대표로 선임됐다. 서 의장은 1984년생으로 2014년 셀트리온 생명과학연구소 과장으로 입사해 생명공학 1연구소장, 제품개발부문장 등을 역임했다. 부친이자 창업주인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이 앞서 2020년 3월 주주총회에서 은퇴 선언을 하며 “전문경영인 체제로 회사를 운영하겠다. 자식이 최고경영자가 되는 일이 없을 것”이라고 단언해 경영일선에 나서지 않을 것으로 예상됐으나 뒤엎어졌다. 이에 따라 서진석 의장은 임기가 연장되는 것은 물론 본격적으로 경영수업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왼쪽부터) 서진석 셀트리온 의장, 허은철 GC녹십자 사장, 권기범 동국제약 회장, 윤성태 휴온스그룹 회장. [사진=각 사]
(왼쪽부터) 서진석 셀트리온 의장, 허은철 GC녹십자 사장, 권기범 동국제약 회장, 윤성태 휴온스그룹 회장. [사진=각 사]

허은철 GC녹십자 사장은 1972년생으로 오너 2세인 故 허영섭 선대회장의 차남이다. 허은철 사장은 1998년 녹십자 경영기획실에 입사했으며 이후 목암생명공학연구소 기획관리실장, 녹십자 R&D기획실 전무, 최고기술경영자(CTO), 기획조정실장을 거쳤다. 2015년 녹십자 공동대표 사장으로 승진 발탁됐고 이듬해인 2016년 주주총회에서 단독대표로 취임했다. 허은철 사장을 대체할 인물이 없는 만큼 무난한 연임이 예상된다.

임종윤 한미약품 사장은 창업주인 故 임성기 회장의 장남으로 2000년부터 한미약품에서 근무 중이다. 2010년 부친과 함께 한미홀딩스(현 한미사이언스) 공동대표에 올랐고 2016년에는 단독대표가 됐다. 다만 모친인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이 그룹 경영을 총괄하고 있고 동생인 임주현·임종훈 사장과의 경영승계구도가 확실하지 않아 당분간 현 지위를 유지할 전망이다.

김은선 보령홀딩스 회장은 아들인 김정균 사장(1985년생)이 우주 관련 사업을 하겠다고 밝히는 등 회사에 변화가 나타나고 있어 안정화를 위해 연임할 것으로 점쳐진다. 이경하 JW중외제약 회장은 슬하에 1남2녀를 두고 있는데 아들인 이기환씨(1997년생) 등 모두 아직 어려 경영수업을 받지 않고 있기 때문에 연임이 기대된다. 권기범 동국제약 회장도 아들인 권병훈씨(1995년생)가 지난해 주식을 취득하며 주주명부에 이름을 올렸지만 당분간 전면에 나서지 않을 것으로 보여 연임이 관측된다. 윤성태 휴온스글로벌 회장은 아들인 윤인상 이사(1989년생)가 전략기획실장으로 경영수업 중으로 실제 지휘봉을 잡기 전까지는 연임이 유력하다.

올해 임기만료 예정인 주요 제약바이오 기업 오너가 리스트. [표=김소희 기자]
올해 임기만료 예정인 주요 제약바이오 기업 오너가 리스트. [표=김소희 기자]

남태훈 국제약품 사장과 조성환 조아제약 부회장은 각각 1980년생과 1970년생으로 2014년과 2004년 대표로 발탁돼 회사를 경영하고 있다. 둘 다 특별한 문제가 없다면 무난하게 연임될 것으로 보인다.

조의환·최승주 삼진제약 회장은 1941년생 동갑으로 1972년 회사를 함께 창업해 약 53년간 공동으로 경영해 왔다. 이런 가운데 2024년 임원인사에서 두 회장의 자녀인 조규석 부사장(1971년생)·조규형 전무(1975년생), 최지현 부사장(1974년생)·최지선 전무(1977년생) 모두 승진했다. 사실상 2세 경영을 위한 채비를 갖춘 것으로 풀이된다. 때문에 조의환·최승주 회장의 용퇴 가능성이 높다.

강덕영 한국유나이티드 사장 역시 1947년생, 70대 후반으로 물러날 수 있다. 대신 17년가량 회사에 몸담으며 경영에 참여하고 있는 아들인 강원호 대표가 원톱으로 회사를 이끌 것으로 예상된다. 강원호 대표는 1976년생으로 계열사의 최대주주로 경영을 총괄 중이기도 하다.

ksh333@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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