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 만료를 앞뒀던 주요 카드사 최고경영자(CEO) 대부분은 연임에 성공했다. 고금리 기조에 조달비용 급증으로 카드업황이 잔뜩 위축한 상황에서, 인적 쇄신보다는 안정에 초점을 둔 결정으로 풀이된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삼성·KB국민·BC카드 등 주요 카드사는 현 대표이사 연임을 결정했다. 롯데카드는 현 대표가 오는 3월 임기 종료를 앞두고 있지만, 연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회사별로 보면 삼성카드는 지난해 12월 초 김대환 대표의 3연임을 결정했다. 2020년 취임한 김 대표는 이번 연임 성공으로 2026년 3월까지 회사를 이끌게 됐다.
김 대표는 재임 기간 삼성카드 당기순이익을 80%가량 끌어올렸다. 김 대표 이전 2019년 3426억원이었던 순이익은 2022년 6172억원으로 불어났다.
2022년 초 취임한 이창권 KB국민카드 대표도 지난해 말 1년 연임이 결정됐다. KB금융지주 산하 8개 계열사 중 6곳 대표가 교체되는 등 인사 태풍이 몰아친 상황에서도 이 대표는 자리를 지켰다.
이 대표는 2022년 모바일홈 애플리케이션(앱)과 리브메이트 앱 서비스를 ‘KB페이’로 통합하는 작업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가입자 1000만명을 확보했으며 월간활성화이용자수(MAU)도 700만명을 넘어서는 등 종합금융플랫폼을 구축하는 데 성과를 냈다는 평가다.
BC카드 역시 최현석 대표의 연임을 결정했다. 지난해 12월28일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연 BC카드는 최 대표를 차기 대표이사 단독 후보로 추천했다. 지난 2021년 3월 BC카드 수장에 오른 이후 3번째 연임이다.
BC카드 CEO가 4년 이상 재임한 것은 2011년 KT가 BC카드를 인수한 이후 첫 사례다. 최 대표는 2020년 697억원에 불과했던 비씨카드 당기순이익을 2021년 1016억원, 2022년 1084억원으로 끌어올렸다.
3월 임기 만료를 앞둔 조좌진 롯데카드 대표 역시 연임이 유력한 상황이다. 대주주 MBK파트너스가 롯데카드 매각을 추진 중인 만큼 안정성에 무게가 실릴 것으로 관측되기 때문이다.
연임에 성공한 대표들의 어깨는 무겁다. 카드업계가 지난해 실적 부진을 겪은 가운데, 올해도 조달비용 상승세와 건전성 리스크 등 비우호적인 업황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카드사 수장들은 실적 하락 방어는 물론 신사업 발굴과 리스크 관리, 플랫폼 강화 등 산적한 과제를 해결해야 할 중책을 맡게 됐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올해도 영업환경이 부정적인 만큼 검증된 인사 연임을 통해 조직과 사업을 안정시키는 내실 경영에 초점을 둔 결정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