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아시아나 합병 'EU 승인' 초읽기…조원태 '메가 캐리어' 임박
대한항공-아시아나 합병 'EU 승인' 초읽기…조원태 '메가 캐리어' 임박
  • 장민제 기자
  • 승인 2024.02.13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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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 조건부승인 유력, 미국 승인 남아…업계 관측 엇갈려 
심사 종료 후 아시아나항공 화물매각, 브랜드 통합 개시
대한항공 A321-NEO.[사진=대한항공]
대한항공 A321-NEO.[사진=대한항공]

조원태 대한항공 회장이 초대형 항공사 꿈 실현에 9부 능선을 넘는다. 이달 중 미국을 제외한 13개국 경쟁당국의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합병 승인이 마무리 될 전망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유럽연합 경쟁당국(EC)은 14일(현지시간)경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에 대한 최종 심사결과를 공식 발표한다. 앞서 EC가 내비친 화물독점 우려가 해소된 만큼 승인이 유력하다. 로이터 등 주요 외신들은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이 화물사업과 유럽 4개 도시 노선 매각을 약속해 EC의 승인이 예상된다고 전했다.

EC 합병승인을 받으면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 심사는 미국만 남겨놓게 된다. 대한항공은 지난 2021년 1월 14개국 경쟁당국에 기업결합을 신고했다. 이후 터키를 시작으로 지난해까지 11개국이 결합을 승인하거나 심사·신고 대상이 아니라는 이유로 심사를 종료했다. 또 일본 공정거래위원회(JFTC)는 올해 1월 이들의 합병에 대해 일부 슬롯 양도조건으로 승인했다. 미국 법무부는 양사 합병에 대해 이해관계자 청문회를 갖기로 하고 조만간 항공사 관계자들을 소집할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선 미국 경쟁당국의 심사에 대해 엇갈린 관측을 내놨다. 우선 독점에 강경입장인 만큼 양사 합병심사를 쉽게 결론내진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11월 미국 대선이 예정된 만큼 표심을 잡기 위한 선택을 할 수도 있다. 실제 미국 법원은 지난달 현지 저비용항공사 제트블루(JetBlue)와 경쟁사인 스피릿(Spirit) 간 인수합병을 막았다.

제트블루는 스피릿과 합병해도 국내 시장 점유율은 8% 미만으로 상위 4개사의 합산 지배율인 80%에 한참 못 미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법무부는 양사 합병으로 경쟁이 줄고 항공료가 인상돼 소비자가 피해를 볼 것이라는 주장을 관철시켰다.

반면 대부분 국가에서 승인이 나온 상황인 만큼 시정조치를 요구할 것이란 견해도 나온다. 경쟁제한을 완화할 대체 항공사에 일부 인력, 노선 등을 넘기는 방식도 검토될 수 있다. 이 경우 이르면 올 상반기 모든 합병심사가 마무리 될 수 있다.

합병 심사가 완료되면 대한항공은 아시아나 항공 화물사업 매각과 함께 브랜드 단일화를 추진할 전망이다. 또 이들을 모회사로 둔 진에어, 에어서울, 에어부산 등 LCC의 통합작업도 진행될 예정이다.

대한항공은 이를 통해 글로벌 10위권의 초대형 국적 항공사(메가 캐리어)로 거듭나게 된다. 특히 아시아 지역 항공시장에 영향력을 크게 높일 수 있다. 글로벌 여행정보회사 OAG에 따르면 ‘2023년 세계에서 가장 붐비는 항공노선’ 5위와 10위에 각각 ‘서울-오사카’와 ‘방콕-서울’이 꼽혔다.

조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올해 아시아나항공 인수 과정이 마무리 될 것”이라며 “통합 항공사의 출범은 장기적으로 우리에게 거대한 성장 동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jangstag@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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