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F 씨티닷츠 던스트 '독특한 개성과 당당함' 표현
유통산업은 다른 업종보다 소비자들과 심리적·물리적 접점이 넓고 친숙하다. 소비 트렌드에 따른 변화 속도 역시 빠르다. 기업들이 제품·브랜드·마케팅·리스크 관리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시장 주도권을 쥘 수 있고 뺏길 수도 있다. 경영 리더십도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업종이다. 신아일보는 기획 섹션 ‘매치업(Match-up)’을 통해 다양한 주제로 유통 전반에 ‘선의의 경쟁’을 펼치며 시장을 주도하는 맞수 기업들을 집중 조명해본다. <편집자 주>
삼성물산과 LF 등 대형 패션기업이 2024 S/S(봄·여름) 시즌 주목한 콘셉트는 ‘미니멀리즘(minimalism)’이다. ‘미니멀리즘’은 1990년대 단정하고 고전적인 분위기가 특징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조용한 럭셔리’, ‘올드머니룩’과 같이 오랫동안 질리지 않고 입을 수 있는 클래식한 디자인에 대한 니즈가 지속되고 있어 이를 공략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 패션부문과 LF는 올해 봄 시즌을 겨냥해 ‘미니멀리즘’ 아이템을 강화하고 있다.
우선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영 컨템퍼러리 브랜드 ‘구호플러스’는 2024년 봄 컬렉션을 은은하고 현대적인 ‘레이어링룩’으로 구성했다.
컬렉션 테마는 ‘트랜스패런시(Transparency: Through The Window)’로 정했다. 트랜스패런시는 투명성을 의미한다. 본인의 오리지널리티를 당당하게 드러내면서도 여러 겹의 레이어링을 통해 너무 직접적이지 않고 모던하게 표현하는 게 차별점이다.
구호플러스는 베이지, 라이트 그린, 애시 그레이 등 채도가 낮은 컬러와 시스루 소재, 정제된 주름 디테일이 곳곳에 포인트를 더했다.
대표 제품으로는 정교한 테일러링의 미디 트위드 재킷, 울 블루종 재킷, 크롭트 및 미디 기장의 레더 재킷 등이 있다. 구호플러스는 이번 시즌 대표 착장으로 슬리브리스가 레이어드된 시어 소재의 니트 톱, 화이트 컬러의 미디 플리츠스커트에 페이크 레더 재킷을 매칭해 시크함과 여성스러움이 공존하는 레이어링룩을 제안한다.
LF 자회사 씨티닷츠의 밀레니얼 캐주얼 브랜드 ‘던스트’는 최근 공개한 ‘2024 S/S 컬렉션’의 핵심 키워드로 ‘긱시크(Geek Chic)’를 내세웠다. 긱시크는 괴짜스럽고 독특하면서 시크한 스타일을 의미한다. 이에 맞춰 개성 있고 당당한 스타일을 연출하는 클래식 아이템들을 선보이고 있다.
던스트는 S/S 시즌 캠페인 주제를 ‘Walk in Love’로 정하고 바쁜 일상 속의 생동감 있는 순간을 포착한 화보를 통해 봄날에 어울리는 따스한 일상 속 특별함을 재조명한다. 주력 아이템은 1980~1990년대 비행기 조종사들의 옷에서 영감을 받아 탄생한 애비에이터 재킷을 재해석한 오버사이즈 빈티지 레더 블루종, 포멀과 캐주얼 룩에 모두 어울리는 부클 트위드 재킷, 로고 스웨트셔츠 등이다.
LF가 운영 중인 미국 럭셔리 컨템포러리 브랜드 ‘빈스(Vince)’는 조용한 럭셔리를 추구하는 브랜드답게 핏(fit)과 소재에 초점을 두고 ‘변함없이 빛나는 가치(EFFORTLESS LUXURY)’ 감성을 전달한다. 특히 이번 S/S 시즌에는 캐시미어와 실크가 믹스된 소재를 다양한 아이템으로 풀어냈다. 또한 새틴 소재를 활용해 자연스럽게 흐르는 듯한 느낌의 블라우스, 스커트, 드레스 등을 선보인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올해도 로고가 없는 깔끔한 디자인에 고급스러운 소재를 사용해 옷의 본질에 집중한 패션이 인기를 끌 것으로 예상된다”며 “기본에 충실한 클래식한 아이템이 다시 인기를 끌며 미니멀리즘 트렌드가 길게 이어질 가능성도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