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열사간 사업양도, 법인신설…승계 위한 조직개편 속 분위기 쇄신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경영 승계중인 세 아들의 기 살리기에 나섰다. 한달 새 장남 김동관 부회장을 시작으로 삼남 김동선 부사장, 차남 김동원 사장과 차례로 동행해 계열사 직원들과 소통했다.
28일 재계에 따르면, 김 회장은 지난달 29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 연구개발(R&D)센터에 이어 이달 5일 경기도 판교에 있는 한화로보틱스 본사, 25일 금융계열사 한화생명 본사인 서울 여의도 63빌딩을 방문했다.
김 회장은 장남인 김동관 부회장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 R&D 캠퍼스를 방문, 차세대 발사체 사업 단독 협상자 선정의 주역인 연구원들을 격려했다. 김동관 부회장은 그룹의 우주사업 통합 브랜드스페이스 허브를 총괄하고 있다.
또 한화로보틱스 본사 방문엔 삼남 김동선 한화로보틱스 전략기획부문 총괄(부사장)과 함께 했다. 김 회장은 신기술 개발이 이뤄지고 있는 연구현장에서 실무진들과 개발현황, 미래 로봇사업 전망 등을 얘기했다.
이어 한화생명 본사 63빌딩엔 차남 김동원 한화생명 최고글로벌책임자 사장과 함께 했다. 김 회장은 한화금융계열사의 임직원을 격려하고 종합금융그룹으로서의 혁신과 도전을 주문했다.
김 회장의 공식적인 현장경영은 2018년 말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베트남 공장 방문 이후 처음이다. 한화 측은 "김 회장이 그간 공개석상에 나서지 않았을 뿐 그룹 전반을 경영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김 회장이 5년 만에 대외활동에 나선 건 승계를 위한 조직개편 과정에서 어수선해질 수 있는 사내 분위기를 다잡고 경영역량을 기르고 있는 세 아들에게 힘을 실어주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실제 한화그룹은 최근 사업구조개편안을 연이어 발표하며 전열을 정비 중이다. 지주사격인 한화에서 해상풍력과 플랜트 사업을 떼어내 한화오션에 넘기는 안을 비롯해 △한화 모멘텀 물적 분할 △한화 모멘텀의 태양광 장비 사업 양도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서 자회사 한화비전, 한화정밀기계를 떼어내 신설지주사 설립 등을 추진 중이다. 신설 지주사는 김 부사장이 이끌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장남 김 부회장이 맡은 분야를 방산·에너지 등 그룹 주요사업으로 명확히 구분하고 김 부사장의 영역을 확대하는 차원으로 해석된다. 그동안 장남 김동관 부회장은 방산·우주·에너지, 차남 김동원 사장은 금융, 삼남 김동선 부사장은 유통·레저를 맡아 그룹 장악력을 키우고 있었다. 그러나 김 부사장은 지난해 10월 한화로보틱스 전략총괄 자리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