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윤 배현진도 "이철규, 불출마 선언해야"
국민의힘이 30일 원내대표 경선 일정을 연기했다. 후보 등록 하루 전인 이날까지도 출마 선언이 전무한데다 '친윤(친윤석열)' 핵심인 이철규 의원의 추대론을 놓고 곳곳에서 이견이 표출된 데 따른 결정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에 따르면 다음 달 3일로 예정됐던 원내대표 경선을 다음 달 9일로 연기하기로 했다.
국민의힘은 "전날(29일) 당선자총회에서 후보의 정견과 철학을 알 수 있도록 기회를 마련해달라는 요청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또 "초선 당선인들을 중심으로 선거관리위원회에 같은 요청이 다수 있었다"고 부연했다.
이에 따라 내달 2일 선거일을 공고한 후 5일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후보자 신청을 받는다. 선거운동 기간은 후보자 등록 직후부터 선거일까지다.
현재 국민의힘은 22대 국회 첫 원내대표에 친윤 핵심인 이철규 의원의 출마 여부를 놓고 당내 갈등이 일고 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페이스북에 "도대체 사람이 그리 없나. 패장(敗將)을 내세워 또 한 번 망쳐야 되겠나"며 "가만 두고 보려니 해도해도 너무하다"고 맹비난했다.
최재형 의원도 페이스북에 이 의원의 출마설이 담긴 기사를 공유한 뒤 "기존의 틀을 완전히 깨고 상상 그 이상으로 확 바뀌지 않으면 안 된다"며 "선수교체 없이 옷만 갈아입혀 다시 뛰게 할 순 없다"고 직격했다.
친윤계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배현진 의원은 SNS에 "당 사무총장, 인재영입위원장, 공관위원까지 지낸 이 의원은 이번 선거의 가장 큰 책임자라고 할 수 있다"며 "불출마 선언을 하실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반면 이 의원에게 '친윤', '총선 패배' 등을 이유로 책임론을 지울 수 없다는 입장도 당내에 존재한다.
유상범 의원은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선거에서는 누구 한 사람에 대한 책임론으로 끌고 가면, 결국 자기 책임이 아닌 제3자의 책임이 되면 개선, 개혁은 없어지는 것"이라며 "(민주당 차기) 박찬대 원내대표, 이재명 대표를 상대로 하면서 정부와 소통할 필요가 있는 그런 원내대표가 필요한 것이 지금의 상황이라고 본다"고 했다.
다만 국민의힘은 이 같은 이유에서 일정은 연기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이양수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원내대표 구인난이 경선일 연기에 영향을 미쳤냐'는 질문에 "후보 접수를 시작하지 않았기 때문에 몇 분이 후보에 등록할지도 알 수 없는 상황이라 구인난이라고 판단하기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원내수석부대표는 이어 "이철규 의원에 대한 호불호 때문에 일정을 연기했다는 억측이 있을까봐 설명드린다"며 "이 의원이 좀 긍정적인 방향으로 전환될 수 있도록 하려고 시간을 늘린 거 아니냐는 이야기도 있는데 그건 억측이라고밖에 이야기 못 드린다"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