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윤마저 "이철규 불출마해야"… 與, 경선 일정 연기
윤석열 대통령이 최근 국민의힘 원내대표 경선과 관련, "오해받을 생각 없다"는 취지의 말을 한 것으로 1일 전해졌다.
대통령실 관계자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최근 참모들에게 이 같이 말하면서 "민심에만 집중해야한다"고 밝혔다고 한다.
윤 대통령으로서는 국민의힘 내 원내대표 경선 과정에서 '친윤 논란'이 벌어지자 거리를 두려는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앞서 여당의 전당대회나 총선 공천 때도 윤심 논란에 선을 그은 바 있다.
현재 국민의힘은 22대 국회 첫 원내대표에 친윤(친윤석열)계 핵심인 이철규 의원이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면서 찬반 논란이 가열되고 있는 상황이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페이스북에 "도대체 사람이 그리 없나. 패장(敗將)을 내세워 또 한 번 망쳐야 되겠나"며 "가만 두고 보려니 해도해도 너무하다"고 맹비난했다.
친윤계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배현진 의원은 전날(30일) SNS에 "당 사무총장, 인재영입위원장, 공관위원까지 지낸 이 의원은 이번 선거의 가장 큰 책임자라고 할 수 있다"며 "불출마 선언을 하실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윤심과 연관 짓는 의견도 나온다. 유승민 전 의원은 1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이 의원의 원내대표 출마는 용산(대통령실의 의중)과 직결됐다고 본다"며 "겉으로는 그렇게 이야기 하지 않겠지만 말이 안 된다"고 꼬집었다.
당내에서 이 의원 추대 움직임이 커지면서 아무도 후보로 나서지 않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결국 국민의힘은 전날(30일) 공지를 통해 원내대표 경선을 이달 3일에서 9일로 연기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내달 2일 선거일을 공고한 후 5일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후보자 신청을 받는다. 선거운동 기간은 후보자 등록 직후부터 선거일까지다.
다만 국민의힘은 이 같은 이유에서 일정을 연기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윤재옥 국민의힘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1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오늘이 (원내대표 후보)등록 일이고, 어제까지 아무도 출마선언을 하지 않았다"며 "많은 분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었다"고 일정 연기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또 지난번 당선인 총회에서 의원님들이 후보자들의 비전이나 원내운영과 관련한 생각들을 들어보고 토론할 필요가 있지 않느냐고 했다"며 "그런 문제제기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경선을)연기했다"고 부연했다.
윤 권한대행은 이철규 의원의 '원내대표 추대론'과 관련해 당내 일각에서 제기되는 비판의 목소리에는 중립적인 입장을 보였다.
그는 "의원들이 개인적으로 입장을 표명하고 계시긴 하지만 저는 공정한 관리자의 입장이 돼야 한다"며 "개인에 대한 언급이나 경선의 공정성을 해칠 수 있는 언급은 (내가)해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만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