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또 다시 칼을 빼들었다. 정 회장 취임 이후 건설 부문에 이어 이번엔 온라인 유통 사업이다. 

신세계그룹은 19일 “이커머스 양대 계열사 ‘지마켓’과 ‘SSG닷컴’에 각각 정형권 전 알리바바코리아 총괄, 최훈학 전무를 각각 신임 대표로 선임하고 핵심 임원들을 새 얼굴로 채웠다”고 밝혔다. 

지마켓 새 수장에 오른 정형권 대표이사 부사장은 알리바바코리아 총괄 겸 알리페이 유럽·중동·한국 대표를 지냈다. 또 골드만삭스, 크레딧스위스 등과 함께 쿠팡에서도 재무 임원으로도 근무했다. 

그룹 측은 정 신임 대표에 대해 “투자, 이커머스 및 핀테크 업계를 두루 거친 재무 전문가”라며 “새로운 리더십 구현을 통해 지마켓 체질 개선에 나서고 이를 통해 수익성 기반의 균형 있는 성장 토대를 구축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지마켓은 수장뿐만 아니라 핵심 임원들도 물갈이하며 조직개편을 병행했다. 우선 기존 PX본부를 PX(Product eXperience)본부와 Tech본부로 분리한다. 개발자 조직인 Tech본부를 별도로 둬 AI(인공지능) 등 미래 성장을 견인할 기술 분야 역량을 강화할 방침이다. 특히 지마켓 CPO(최고제품책임자)에 해당하는 PX본부장에는 ‘네이버’ 출신 김정우 상무를 영입했다. 신임 Tech본부장에는 ‘쿠팡’ 출신 오참 상무를 영입했다. 

SSG닷컴은 최훈학 전무를 신임 대표로 내정했다. 신세계그룹은 그로서리 및 물류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영업본부장을 맡아온 최 전무가 SSG닷컴 대표로 겸직하는 게 효과적이라 판단하고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아울러 D/I(Data/Infra) 본부장에 안종훈 이마트 D/T(Digital Transformation) 총괄이 자리를 옮겼다.

SSG닷컴 역시 이번 인사와 함께 조직 슬림화를 단행했다. 기존 4개 본부(D/I·영업·마케팅·지원) 체제를 2개 본부(D/I·영업)로 줄였다. 마케팅본부는 영업본부로 통합됐다. 지원본부 부서들은 대표 직속으로 둔다. 

신세계그룹은 이번 리더십 교체가 그간 추진해온 이커머스 혁신 토대의 완성이라고 강조했다. 이커머스 혁신 비전은 작년 11월 그룹 경영전략실을 개편하며 본격화했다. 전반적인 쇄신 기조 속에 핵심사 업들의 미래 전략을 들여다보기 시작했고, 그 결과 이커머스 사업군은 새로운 성장동력 마련이 절실했다는 게 그룹의 설명이다. 

그룹 관계자는 “온라인 플랫폼 재도약을 위한 혁신 드라이브는 여전히 진행 중”이라며 “대한민국 최고 유통기업인 신세계가 시장 선도자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 회장은 그룹 회장 취임 직후인 지난 4월 정두영 신세계건설 대표를 경질하고 허병훈 경영전략실 경영총괄 부사장을 신규 선임했다. 신세계건설 영업본부장과 영업담당도 정 대표와 함께 자리에서 물러났다. 

신세계건설은 2023년에 전년 대비 1757억원 늘어난 1878억원의 손실을 내며 이마트가 사상 처음으로 연간 적자를 낸 주 원인으로 꼽혔다.

[신아일보] 박성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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