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케이·토스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인뱅)은 외환 서비스 시장에서 격돌하며 경쟁이 한창이다. 인뱅 3사는 이용자 확보를 위해 저마다 차별화된 전략을 앞세우고, 시중은행과 대비되는 관련 서비스를 주식 투자, 해외송금 서비스 등으로 확장해 수익 창출을 꾀한다는 계획이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인뱅 3사가 선보인 외환 서비스의 파급력은 컸다. 토스뱅크는 외화통장 출시 105일 만에 계좌 수 100만좌를 돌파했으며, 카카오뱅크의 달러박스는 출시 이틀 만에 가입자 수 10만명을 확보했다.
인뱅 3사가 올해 들어서 외환 서비스 경쟁에 나선 것은 관련 시장 주도권 확보와 이용자 및 미래 수익성 확보 차원으로 풀이된다.
실제 코로나19 확산으로 빗장이 닫힌 하늘길이 열리며 해외 여객 수요가 늘어나는 추세로, 올 상반기 국내 항공사 10곳을 이용한 국제선 여객은 2941만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3.1% 증가했다.
또 인뱅 3사는 출범 이후 기존 은행권의 여·수신 상품과 다른 혁신 금융상품을 선보여 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외환 서비스로 재도약한다는 복안으로 해석된다.
일부에서는 재도약을 위한 방안으로 △수출 기업 대상 외환 서비스 △해외 주식투자 등이 거론된다.
은행권 외환 서비스 경쟁에 불을 붙인 것은 토스뱅크다.
토스뱅크는 지난 1월 ‘환전 수수료 평생 무료’를 내걸고 외환 서비스 시장에 진출했다. 환전 수수료 평생 무료는 기존 은행권에서 찾아볼 수 없었다. 해외 오프라인 매장 결제, ATM(현금자동입출금기) 이용 시 발생하는 수수료가 무료다.
또 자동 환전 기능을 선보이면서 외화통장에 잔액이 부족하더라도 원화 통장에서 결제, 출금 시 실시간으로 무료 환전이 가능하다.
이어 케이뱅크는 올해 2월 하나은행과 함께 24시간 환전 신청이 가능한 환전 지갑을, 카카오뱅크는 지난달 환전 수수료 면제, 달러 선물 기능 등을 필두로 ‘달러박스’를 각각 선보였다.
카카오뱅크의 경우 해외 지불결제 전문 핀테크 기업 트래블월렛과 협업해 달러박스를 통해서 트래블월렛 카드로 충전된 통화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면서 경쟁 은행들과 차별점을 뒀다.
인터넷은행 관계자는 “인터넷은행이 선보인 외환 서비스는 수수료 무료를 선언한 만큼 지금 당장 수익성에는 보탬이 되지 않는다”며 “외환 서비스로 이용자를 확보해 증권계좌 연계, 해수출 기업 대상 외환 서비스 제공, 환테크 등 이자·비이자수익을 창출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