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청 “13일 남부지방 시작… 16일 전국적으로 비 내릴 것”
밤사이 충청권과 전라권에 기습 폭우가 쏟아지면서 주택이 침수돼 주민들이 고립되는가 하면 사망·실종 등 인명피해도 잇따랐다.
10일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새벽 전북 군산 어청도에는 기상 관측 이래 가장 많은 시간당 146㎜의 극한호우가 쏟아졌고, 충남지역에도 시간당 100㎜가 넘는 기록적인 폭우가 내렸다.
특히 심야 시간에 많은 비가 집중되면서 피해가 속출했다.
대구에서는 이날 오전 8시8분경 북구 조야동 한 농로에 있는 배수용 원형 통에서 60대 후반 남성이 숨져있는 것을 아내가 발견해 신고했다. 이 남성은 밭에 나왔다가 불어난 물살에 농로로 빨려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이에 앞서 오전 3시57분경 충남 서천군 비인면에서는 산사태로 인해 주택이 무너지면서 집 안에 있던 70대 남성이 심정지 상태로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고, 금산군 진산면에서는 한 야산에 폭우로 유실된 토사가 조립식 주택을 덮쳐 안에 있던 60대 여성이 숨진 채 발견됐다.
충북 옥천군 삼청리에서는 오전 5시4분경 한 둑길에서 70대 남성이 몰던 승용차가 하천으로 추락,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당국이 거센 물살 탓에 구조 작업을 벌이지 못하다 오전 7시38분경 심정지 상태로 구조했으나 끝내 숨졌다.
또 오전 3시경 지하 1층까지 물에 잠긴 충남 논산의 한 오피스텔 승강기 안에서는 신원을 알 수 없는 남성 시신 1구가 발견됐다.
충북 영동에서는 농막에서 홀로 거주하던 70대 남성이 실종돼 경찰이 수색작업을 펼치고 있다.
마을이 물에 잠겨 주민들이 고립됐다가 가까스로 구조되는 일도 발생했다.
전북 완주군 운주면에서는 이날 오전 4시11분경 면사무소 인근 장선천이 넘쳐 주민들이 고립됐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소방당국은 집 옥상 등 높은 곳에 올라가 구조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던 주민 18명을 순차적으로 전원 구조했다.
대전에서는 서구 용촌동의 한 마을 전체가 물에 잠겨 27가구 36명이 고립됐다가 모두 무사히 구조됐다.
아울러 도로가 통제되고, 열차와 여객선 운행도 차질을 빚었다.
충북 영동군 옥천군 이원면과 영동군 심천면 사이 국도 4호선 3~4곳에 낙석과 토사가 유입됐고 심곡, 각계, 사부, 용동 등 지하차도에도 물이 차 교통이 통제됐다.
경부선 일부 구간(대전~동대구)과 호남선 일부 구간(서대전~익산)은 이날 자정까지, 장항선(천안~익산)과 경부선(김천~영주)은 오후 6시까지 운행이 중지됐다.
전남과 섬을 잇는 여객선은 53항로 80척 가운데 10항로 15척이 결항했고, 김해공항에는 이날 오전 7시 기준 강한 바람으로 인해 항공편 21편이 결항, 16편이 지연 운항했다.
한편 기상청은 오는 13일부터 남부지방과 제주도에, 16일부터는 전국적으로 다시 비가 내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