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시, “가·피해자 뒤바뀐 천안시 소각장 관련 기자간담회 유감”
아산시, “가·피해자 뒤바뀐 천안시 소각장 관련 기자간담회 유감”
  • 임덕철 기자
  • 승인 2024.08.30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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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반박 보도자료…“실질적 피해 큰 아산시민, 기금지원 소외”
반경 300m 아산시민만 거주…협의체 구성·기금 배분 ‘40%’ 강조
천안 소각장 위치도.(사진=아산시)
천안 소각장 위치도.(사진=아산시)

충남 아산시는 30일 천안시가 생활폐기물 소각시설 관련 기자간담회를 열어 밝힌 내용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명했다. 

천안시가 지난 28일 기자간담회에서 아산시가 중앙환경분쟁조정위원회(이하 분쟁조정위)와 충남도의 중재안을 거부하고 명분 없이 반대만 하는 것처럼 주장했기 때문이다.

앞서 천안시는 지난 2021년 기존 소각시설 1호기의 대체 소각시설을 인근에 짓기로 결정하고, 이전 증설 부지와 인접한 아산시와 협의를 진행해 왔다.

천안시는 폐기물처리시설 설치촉진 및 주변지역지원 등에 관한 법률(이하 폐촉법)에 근거해 상생지원금 20억 원, 주민지원협의체(이하 협의체)에 매년 기금 5억 원 지급 등을 조건으로 제시했다.

이에 아산시는 △상생지원금 40억 △협의체 구성위원 40% △기금배분율 40% 등을 요구했다.

그러나 천안시는 상생지원금은 최대 25억 원까지 수용 가능하지만, 기금 배분 및 협의체 구성은 협의체의 소관이라며 난색을 보였다. 

두 도시의 이견이 좁혀지지 않자, 지난해 환경부 중앙환경분쟁조정위원회와 충남도가 중재에 나섰다. 그러나 아산시는 실질적인 피해는 아산의 주민들이 입고 있음에도 중재안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며 이의를 제기한 상황.

특히 아산시는 천안시가 소각장 반경 1200m로 설정한 ‘주변영향지역’의 부당성을 지적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폐촉법상 주변영향지역 범위는 시설 반경 300m를 적용한다. 그럴 경우, 천안시 소각장의 주변영향지역에는 천안시민은 전무하고, 아산시 주민(산동2리)만 거주하게 된다.

이를 500m로 늘려도 아산시 2개 마을만 속하게 된다. 즉, 가까운 거리에서 직접적인 피해를 보는 사람은 천안시민이 아닌 아산시민인 셈이다.

하지만 천안시는 주변영향지역을 반경 1200m까지 넓혀서 설정했다. ‘특별히 필요성이 인정될 경우, 범위(300m) 밖 지역도 포함할 수 있다’는 예외 규정을 활용한 것이다. 

결국 주변영향지역에 천안 백석동과 차암동 등 8개 마을 주민들이 포함됐고, 상대적으로 아산시의 3개 마을 주민들은 세대수 27%의 ‘소수’가 된다. 이렇게 소수가 된 소각장 주변 아산주민들은 천안시가 소각장 1, 2호기를 운영해 온 20여년 동안 의사결정 및 기금지원에서 소외를 받는다.

이런 문제는 이번 1호기 대체 소각장의 입지선정위원회를 구성하면서 반복된다. 천안시는 가장 가깝게 거주하는 아산주민들은 입지선정 위원에서 배제한 채, 천안시민만으로 구성해 갈등의 불씨를 키웠다.

아산시가 ‘협의체 구성위원 40%, 기금배분율 40%’ 요구하는 배경에는 천안시의 소각장 신설 증축으로 발생할 앞으로의 피해와 함께, 이같은 지난 20여 년간의 피해도 존재하는 것이다.

아울러 아산시는 ‘협의체의 소관’이라며 책임을 미루고 있는 천안시의 태도에도 문제를 제기했다. 협의체 위원 위촉은 법령에 따라 천안시장의 권한인 만큼, 협의체와 협의해 지원 비율을 조정하는 것은 충분히 가능한 일이기 때문이다. 

아산시는 또 천안시가 기자간담회에서 “1호기 교체는 단순히 노후시설을 교체하는 것”이라는 주장도 반론했다. 기존 1호기의 용량은 320톤(생활폐기물 190톤·음폐수 130톤)이지만, 새로운 시설은 400톤(생활폐기물 260톤·음폐수 140톤)이나 된다. 아산시가 “노후시설 교체가 아닌 사실상 새로운 3호기의 건립이라고 봐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유다.

계속해서 아산시는 ‘아산과의 협의가 불발될 경우, 1호기 대수선으로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천안시의 기자간담회 발언에 대해 “단기적인 미봉책”이라고 일축했다. 아산-천안은 꾸준히 늘어나는 도시개발사업과 인구증가로 생활폐기물 처리 문제가 심각해질 뿐 아니라, 2030년 생활폐기물 직매립 금지에 대비한 폐기물 처리시스템 구축이 불가피하다는 이유에서다.

아산시 관계자는 “천안시는 협의체와 심도 있는 협의를 시도조차 하지 않은 채, 아산시에 무리한 요구라는 주장만 반복했다”며 “그런데 상황을 악화시키는 주체가 아산시인 것처럼 언론에 발표한 점은 정말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소각장의 운영도 천안시가 하고, 그 혜택도 천안에 돌아간다. 그러나 피해는 아산시민이 가장 크게 입고 있다”며 “폐촉법의 취지에 따라 주변영향지역 지원은 대부분 아산주민에게 돌아가야 한다. 때문에 아산시의 제안은 두 도시의 상생협력을 위한 최소한의 기준이지, 절대 무리한 요구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이제라도 천안시는 협의체와 협의해 아산시의 정당한 요구를 수용해야 한다”면서 “천안시가 소각장으로 인한 피해지역에 대해 차별 없는 공정 행정을 적용한다면, 두 도시는 갈등 없이 상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아일보] 아산/임덕철 기자

kdc9490@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