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9월에는 먹거리 인상 소식이 연이어 들린다. 콜라와 김치, 즉석카레 등 자주 접하는 식음료 제품들이다. 원가상승 압박 등으로 식품업계 가격인상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매물로 나온 이커머스 11번가가 이달 사옥을 경기 광명으로 옮긴다. 직전 사옥은 드라마 ‘미생’으로 알려진 서울스퀘어다. 오랜 적자에 따른 비용절감 차원이란 해석이 나온다. 현대백화점은 부산에서 도심형 복합몰 ‘커넥트 현대’로 새로운 시도를 한다.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1위 배달의민족은 이달 구독 서비스 ‘배민클럽’을 유료로 전환한다.
◇코카콜라 너마저…식음료 가격인상 지속
대상 김치, 오뚜기 카레·케첩·후추 상향 조정
콜라와 김치, 카레 등 식음료 전반으로 가격인상이 지속된다. LG생활건강 자회사 코카콜라음료는 이달 1일 편의점 판매용 캔(350㎖) 제품 가격을 기존 2000원에서 2100원으로 5% 인상했다. 코카콜라 가격인상은 작년 1월 이후 약 1년 8개월만이다. 자매품인 스프라이트(캔)와 파워에이드 마운틴블라스트(페트)도 각각 5.9%, 4.5% 올랐다. 환타(오렌지), 토레타, 커피음료 조지아 오리지널 역시 최대 8.3% 인상됐다. 코카콜라 관계자는 “수입 원·부자재와 인건비, 제조비용 등 원가 상승 압박이 지속되면서 편의점용 일부 제품 출고가를 인상했다”고 설명했다.
국내 최대 김치 브랜드 대상의 종가도 같은 날 편의점용 김치 가격을 올렸다. 종가 맛김치(50·80g)는 기존 가격 대비 100원이 인상됐다. 오뚜기 대표 제품 중 하나인 3분카레도 같은 날 가격이 조정됐다. 오뚜기 3분카레 순한맛(190g)과 매운맛, 3분쇠고기 짜장은 각각 2000원에서 2200원으로 10% 올랐다. 오뚜기케찹(200g)은 2300원에서 2700원으로 17% 인상됐다. 오뚜기 순후추(50g)는 4800원에서 5500원, 100g 제품은 7200원에서 8300원으로 1100원 상향 조정됐다.
이런 가운데 대형 식음료 기업들의 수익성은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올 상반기 영업이익 기준 CJ제일제당은 7595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7.1% 증가했다. 동원F&B는 같은 기간 11.19% 늘어난 788억원, 대상은 57.4% 성장한 921억원을 기록했다. 롯데웰푸드도 50%가량의 증가율로 창사 첫 반기 영업이익 1000억원을 넘어섰다. ‘불닭’으로 K라면 대세가 된 삼양식품은 149.6% 급증한 1695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매물 나온 11번가, 서울 떠나 광명 간다
비용절감 차원…롯데하이마트, 무신사도 이전 검토
SK그룹 계열의 이커머스 11번가는 이달 사옥을 서울스퀘어에서 경기 광명 유플래닛 타워로 옮긴다. 11번가는 2017년부터 옛 대우그룹 본사이자 서울역과 마주보는 서울스퀘어 5개층을 사용해왔다. 서울스퀘어는 인기 드라마 ‘미생’의 주 촬영지로 유명하다. 11번가 측은 “임대계약이 종료되면서 사옥 이전을 결정한 것”이라며 “사옥 이전 후 구성원들의 편의 제고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11번가의 사옥 이전은 현재 매각 작업이 진행 중인 가운데 비용절감 차원으로 이뤄졌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11번가는 2020년부터 올 상반기까지 적자가 지속됐다. 누적 적자 규모는 약 4000억원에 달한다. 다만 올 상반기(-378억원)의 경우 전년 동기보다 200억원 넘게 적자 규모를 축소했다. 누적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에비타)은 흑자로 바뀌면서 회복 조짐을 보인 건 고무적이다.
11번가 외에도 가전양판점을 주력으로 하는 롯데하이마트, 연매출 1조원에 육박하는 대형 패션플랫폼으로 성장한 무신사도 본사 이전을 앞두고 있다. 롯데하이마트는 최근 남창희 대표가 사내 임직원들에게 경영 효율화 차원에서 강남 대치동 사옥을 지하철 7호선 보라매역 인근으로 이전할 것이라는 계획을 공개했다. 다만 구체적인 이전 장소와 시기는 현재 정해지지 않은 상황이다. 무신사 역시 서울 왕십리 서울숲 더샵 오피스를 인수해 본사 이전을 검토하고 있다. 이는 오너인 조만호 총괄대표의 의지가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百, 제2의 도시 부산 '커넥트' 첫 시험대
더현대 서울 안착 발판 지역 도심형 복합몰 시도
현대백화점이 ‘더현대 서울’의 성공적인 안착을 발판 삼아 대한민국 제2의 도시 부산에서 ‘커넥트 현대(CONNECT HYUNDAI)’로 또 다시 새로운 쇼핑 모델을 시험해본다. 기존 현대백화점 부산점이 2개월간 리뉴얼을 마치고 이달 6일 커넥트 현대로 재오픈한다. 커넥트 현대는 ‘사람, 장소, 문화를 연결하는 플레이그라운드’라는 정의 아래 도심형 복합몰의 새로운 쇼핑 기준을 제시하겠다는 현대백화점의 포부가 담긴 신(新)매장이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부산 동구·중구·영도구·서구 등 상대적으로 대형 유통시설이나 즐길거리가 부족한 구도심에 커넥트 현대가 새로운 생동감을 불어넣을 것”이라며 기대감이 크다.
커넥트 현대 부산점에서 눈여겨볼만한 특화 공간은 MZ세대 타깃의 ‘뉴웨이브(New Wave)’와 부산 대표 먹거리 중심의 미식(美食) 큐레이션을 제공하는 ‘마켓 125’가 꼽힌다. 뉴웨이브에는 K패션 아이콘으로 인기가 높은 ‘마뗑킴’을 비롯해 ‘마리떼프랑소와저버’, ‘커버낫’, ‘스탠드오일’ 등 디자이너 브랜드 20여개가 입점한다. 활력 넘치는 부산시장 콘셉트의 마켓 125에는 지역 디저트 명소 ‘버터레코드’와 떡볶이 맛집 ‘다리집’ 등은 물론 글로벌 프리미엄 초콜릿 브랜드 고디바의 빵 전문 브랜드 ‘고디바 베이커리’ 한국 1호점이 문을 연다.
현대백화점은 부산에 이어 내년 충청북도 청주에 커넥트 현대 2호점 오픈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사 관계자는 “커넥트 현대를 2030세대부터 패밀리 고객까지 찾는 도심형 복합쇼핑몰로 만들어 지역 상권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겠다”고 말했다.
◇배달 구독 '배민클럽' 유료 전환
이달 11일 예정…2위 쿠팡이츠 맹추격
국내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최대 사업자인 우아한형제들의 배달의민족이 구독제 서비스 ‘배민클럽’을 유료화할 방침이다. 예정 시기는 이달 11일이다. 앞서 5월 첫 선을 보인 배민클럽은 무료배달 구독 서비스로서 배민클럽 표시가 있는 가게에서 알뜰배달(여러 건 묶음 배달)은 배달비 무료, 한집배달은 배달비 할인이 자동 적용된다. 추가 거리에 따른 배달비도 무료다. 가게가 설정한 최소주문금액만 충족하면 1인분만 주문해도 혜택을 누릴 수 있다. 타 쿠폰 중복 적용도 가능하다.
배민클럽은 그간 체험기간으로 운영되면서 별도 가입 없이 무료로 혜택을 받을 수 있었다. 체험기간 동안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을 비롯해 전국 주요 광역시와 세종시에서 배민클럽 이용이 가능했다. 배달의민족은 당초 지난달 20일 배민클럽 무료 체험기간을 종료할 예정이었으나 서비스 대상을 확대하기로 하면서 시기를 늦췄다.
배민클럽 이용료는 월 3990원이지만 현재 프로모션 가격으로 1990원을 책정한 상태다. 일각에선 배달의민족의 이 같은 움직임이 2위 사업자 쿠팡이츠를 의식한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쿠팡이츠는 무료배달 서비스 본격화로 배민과의 WAU(주간활성사용자수) 간격을 좁히는 형국이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배민과 쿠팡이츠 간 주간활성사용자수(WAU) 격차는 올해 초 1200만명에서 8월 1000만명대로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