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 판매 벗어나 K뷰티 브랜드 체험 집중…"서울 새 랜드마크"
이선정 체제 성장 거듭 '4조 클럽' 확실…CJ 캐시카우 자리매김
CJ올리브영의 역량이 집약된 혁신매장 ‘올리브영N 성수’가 베일을 벗었다. K(코리아)뷰티 체험 특화매장 ‘명동타운’과 ‘홍대타운’에 이어 이선정 대표가 또 한 번 승부수를 던진 것이다. CJ올리브영은 ‘올리브영N 성수’를 K브랜드의 글로벌 전초기지로 키운다는 포부다.
공식 오픈을 하루 앞둔 21일 방문한 ‘올리브영N 성수’는 차별화된 고객 경험과 새로운 상품 큐레이션을 제안하는 신개념 공간이다. 매장명의 N은 새로움(New)과 다음(Next), 브랜드·트렌드 인큐베이팅의 둥지(Nest), 고객·협력사와의 관계(Network) 등 무한한 확장성과 가능성을 의미한다. ‘건강한 아름다움에 대한 새로운 가치 기준을 만들겠다’는 CJ올리브영의 목표가 담겼다.
성수 상권은 최신 뷰티·패션·식음료(F&B) 트렌드 성지로 꼽힌다. ‘현지인처럼 여행하기(Travel like the locals)’가 글로벌 MZ세대의 트렌드가 되면서 성수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도 급증세다. 올 들어 10월까지 성수지역 내 올리브영 매장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약 90% 신장했다. 이 기간 외국인 매출은 300%가량 급증했다.
‘올리브영N 성수’는 총 5개층, 면적 4628㎡(약 1400평)로 올리브영 매장 중 최대 규모다. 디자인 콘셉트는 ‘건강한 아름다움을 주제로 다양한 큐레이션이 모인 빌리지’다. 특히 △최신 K뷰티 트렌드 큐레이션 소개 △오프라인 매장이 선사하는 경험 극대화 △협력사 및 고객과 상생·소통 등에 중점을 두고 설계됐다. CJ올리브영은 판매를 위해 단순히 많은 상품을 진열하기보다는 글로벌 MZ세대 소비 특성을 기반으로 카테고리별 심화된 경험을 제공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이 공간은 한 마디로 뷰티·K팝·팬시 등 K컬쳐 전반을 경험할 수 있는 라이프스타일 백화점이었다. 대신 백화점보다는 체험할 수 있는 콘텐츠가 다양했다. 1층에는 전시형 체험공간과 올리브영이 엄선한 트렌디 콘텐츠를 만날 수 있는 팝업공간이 자리했다. CJ올리브영은 오픈을 기념해 ‘올리브영 25주년 생일파티’ 콘셉트의 ‘올리브영 어워즈’ 수상 브랜드를 전시한다. 1층 공간은 핵심타깃인 국내외 MZ세대의 니즈를 겨냥해 주기적으로 콘텐츠 콘셉트가 바뀔 예정이다.
2층과 3층은 상품 체험존으로 총 12개의 카테고리 전문관이 갖춰졌다. 구체적으로 △퍼퓸 라이브러리(Perfume Library) △컬러 메이크업(Color Makeup) △핫앤뉴 익스프레스(Hot&New Express) △멘즈 에디트(Men's Edit) △럭스 에디트(Lux Edit) △케이팝 나우(K-pop Now) △액티브 스킨케어(Active Skincare) △데일리 스킨케어(Daily Skincare) △웰니스 에디트(Wellness Edit) △헤어앤바디 케어(Hair&Body Care) △푸드 마켓(Food Market) △캐비닛 바이 포인트 오브 뷰(Cabinet by Point of View) 등이다. 각 상품 체험존은 기존 올리브영 매장처럼 상품을 테스트해볼 수 있을 뿐 아니라 차별화된 서비스도 제공받을 수 있다. 대표적으로 △가장 뜨는 메이크업을 받아볼 수 있는 ‘터치업’ △퍼스널 컬러에 맞춰 상품을 제조해보는 컨설팅 △출시 전 상품을 테스트해보고 투표하는 미디어월 △스킨스캔을 통해 피부·두피 진단·상담 △올리브영 뷰티컨설턴트의 1대1 홈케어 레슨 등이 있다.
4층은 입점 브랜드 업체와 올리브영 VIP 회원을 위한 라운지로 꾸며졌다. 눈길을 끈 공간은 입점 브랜드의 라이브 방송과 콘텐츠 제작에 이용할 수 있는 오픈형 라이브 스튜디오였다. 해당 공간은 별도 예약 후 이용 가능하다.
이선정 대표는 “올리브영N 성수는 올리브영의 새로운 전략과 시도를 가장 먼저 선보이는 ‘글로벌 K뷰티의 랜드마크’ 매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지난 25년 동안 올리브영이 끊임없는 혁신과 도전을 통해 국내 중소 브랜드들과 동반성장해 온 것처럼 ‘글로벌 K뷰티 플랫폼’으로 향하는 여정도 뷰티부터 웰니스, 라이프스타일을 아우르는 K브랜드들과 함께 하겠다”고 덧붙였다.
‘올리브영N 성수’는 경영 2년을 채운 이선정 대표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 전략 중 하나로 꼽을 수 있다. 1977년생의 이 대표는 임원인사 당시 CJ그룹 내 최연소 CEO(최고경영책임자)이자 올리브영 최초 여성 수장이라는 점에서 주목 받았다. 이 대표는 상품기획과 소싱, 마케팅 분야 전문가로 알려졌다.
업계 안팎에서는 이 대표의 진두지휘 아래 CJ올리브영 성장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봤다. 실제 지난해 CJ올리브영 매출과 영업이익은 별도기준 3조8612억원과 466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과 비교해 매출은 39.0%, 영업이익은 69.8% 각각 신장했다. 올해의 경우 1~3분기 누적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25.9% 늘어난 3조5214억원으로 ‘4조 클럽’ 입성이 유력한 상황이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26.1% 증가한 3459억원이다. 국내 뷰티시장 점유율(뷰티 카테고리 취급고)도 통계청 데이터 기준 2022년 12.2%에서 2023년 14.9%로 2.7%포인트(p) 상승했다. 올 3분기 말에는 18.2%로 9개월 만에 3.3%p 올랐다.
CJ올리브영은 CJ그룹의 핵심 캐시카우(현금창출원) 역할을 톡톡히 했다. 올해 3분기 누적매출 기준 CJ올리브영은 그룹 사업회사 중 CJ대한통운(6조1648억원)과 CJ제일제당(5조7648억원)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매출을 거뒀다. 동기간 영업이익은 CJ제일제당(4143억원)을 제외하곤 가장 많다. 자본력은 CJ제일제당(5조8710억원), CJ대한통운(3조3875억원), 슈완스컴퍼니(SCHWAN'S COMPANY, 3조2726억원), CJ ENM(2조5581억원), CJ푸드 아메리카 홀딩스(CJ FOODS AMERICA HOLDINGS CORP., 1조7058억원), CJ CGV(1조1975억원) 등보다 적지만 8668억원으로 CJ그룹 내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다만 부채도 늘어난 상태다. CJ올리브영의 부채는 2022년 말 8798억원에서 2023년 말 1조320억원, 올해 3분기말 1조2238억원으로 증가세다. 이 대표 부임 후 물류 인프라를 확대하고 라이브커머스 전용 스튜디오를 오픈하는 등 투자를 늘린 영향으로 분석된다. 실제 CJ올리브영은 7월 화장품 당일배송 서비스 ‘오늘드림’ 경쟁력 강화를 위해 도심형 물류거점(MFC)을 영남권까지 확대했다. 특히 8월부터는 글로벌몰(역직구몰)과 ‘바이오힐 보’·‘웨이크메이크’ 등 자체브랜드(PB) 물류를 담당할 ‘올리브영 안성 물류센터’를 구축해 운영 중이다. 안성 물류센터는 규모만 3만3000㎡에 달한다. 10월에는 유망 K뷰티 브랜드 지원 차원에서 자체 모바일 생방송 플랫폼을 위한 ‘올영라이브’ 전용 스튜디오를 오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