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수소·암모니아 등 분야 국내외 프로젝트 적극 수행
건설업계는 자잿값 상승과 금융 비용 증가 등으로 어려운 2024년을 보냈다. 1년 전 건설사들은 경기 악화에 대응하면서 내일을 준비했다. 이들이 준비한 계획은 얼마만큼 실천됐을까. 2023년 수립한 경영 전략 중심으로 주요 건설사들의 2024년 성과를 알아봤다. <편집자 주>
삼성물산이 새 주택 평면에 기반한 '래미안' 브랜드 강화를 통해 도정 시장에서 성과를 내는 모습이다. 지난해 '넥스트홈' 출시 이후 도정 수주 실적이 크게 늘었고 올해 3분기에 이미 작년 전체 수주 실적을 넘어섰다. 사업 포트폴리오 확장을 위한 미래 먹거리로는 그린수소와 암모니아 등을 선정하고 국내는 물론 독일과 호주 등에서 보폭을 넓히고 있다.
◇ 넥스트홈 출시 이후 재건축·재개발 수주↑
1일 삼성물산 건설부문에 따르면 이 회사는 올해 수주한 도시 정비 사업지에 넥스트홈 주거 공간을 순차적으로 도입한다. 넥스트홈 방식을 적용해 래미안 브랜드 가치를 올려 핵심 지역을 중심으로 사업을 수주할 계획이다.
삼성물산은 래미안을 새 단장해 적극적 시장 공략 의지를 내비쳤다. 지난해 8월 새로운 정비 사업을 위해 공간을 넓게 확보할 수 있는 넥스트홈을 제안했다. 넥스트홈은 '넥스트 라멘 구조'와 '인필시스템'을 통해 거주자의 라이프 스타일에 따라 자신만의 공간을 만들 수 있는 구조다. 넥스트 라멘 구조는 내부에 기둥을 없애 공간을 넓게 확보할 수 있다. 인필시스템은 주택 평면에 사전 제작 모듈을 서랍처럼 채워 넣는 형태다.
최근 몇 년 삼성물산은 주택에 힘을 싣는 모습이다. 삼성물산 도정 수주액은 2019년 9100억원과 2020년 1조487억원, 2021년 9117억원으로 1조원을 오르내렸다. 그러다 2022년에는 1조8686억원을 기록했고 넥스트홈 출시 후인 2023년에는 2조951억원어치 일감을 수주했다.
올해 현재까지는 △잠원강변 리모델링 △부산 광안3 재개발 △거여새마을 공공 재개발 △부산 사직2 재개발 △용산 남영2 재개발 사업지에서 2조2531억원을 수주하며 지난해 실적을 일찌감치 넘어섰다.
최근에는 넥스트홈 방식을 적용한 '래미안 글로우 힐즈 한남'을 제안하며 사업비 1조6000억원 규모 서울 한남4구역 재개발에 도전장을 냈다. 오는 22일에는 7000억~8000억원 규모 안양종합운동장동측 재개발 시공사 선정 총회를 앞두고 있다. 삼성물산은 올해 도정 수주 목표액 3조4000억원을 초과 달성할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한남4구역에 총력을 다하고 뒤 이어 방배15구역과 신반포4구역, 여의도 대교, 개포주공6·7단지와 향후 압구정, 성수 등 핵심 지역 사업장을 중심으로 추진하고 있다"며 "입지와 사업성이 뛰어나고 클린수주가 뒷받침되는 단지를 선별적으로 검토해 적극 참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신사업 포트폴리오 확대…미래 준비 한창
삼성물산은 에너지와 그린수소, 암모니아 등을 새 먹거리로 낙점하고 지난해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통해 2025년까지 에너지 사업 확대 계획을 밝혔다.
이에 따라 올해 3분기 사우디아라비아에서 1조2000억원 규모 지역열병합발전소를 짓는 공사를 따냈다. 삼성물산은 미국 태양광 개발 시장에서의 수익 성장세를 바탕으로 독일과 호주 등에 태양광 개발 사업을 확대할 방침이다. 특히 호주에선 내년부터 수익을 창출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린수소와 암모니아 분야에서도 성과를 냈다. 삼성물산은 지난 8월 호주 그린수소 프로젝트에서 공동 사업 개발 협약을 맺었다. 지난해 12월에는 글로벌 기업과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오만에서 단독으로 그린수소·암모니아 사업에 대한 독점 사업권을 얻었다. 올해 1분기에는 강원도 삼척시 삼척종합발전단지 부지에서 이뤄지는 1400억원 규모 수소화합물 발전소 프로젝트도 수주했다.
또 이달까지 경북 김천시에 건설하는 그린수소 인프라 수전 설비 등 구축을 마치고 내년 1월부터 생산과 운영, 수소 판매에 나설 계획이다. 삼성물산은 김천시 태양광 그린수소를 통해 실증 사업을 하고 호주·중동 프로젝트로 생산 경험을 더한 후 서호주 그린수소 생산기지를 구축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수소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전략을 세웠다.
SMR(소형모듈원자로) 분야에서도 보폭을 넓혔다. 지난 7월 루마니아에서 미국 엔지니어링 기업 3개 사와 루마니아 SMR 사업 기본설계를 시작해 내년 중반쯤 마무리 예정이다. 초기 단계 사업 참여로 기술·사업 역량을 확보할 예정이다. 삼성물산은 에너지 경험 기반으로 신기술을 더해 지속 가능한 에너지 전환에 앞장설 계획이다.
이 밖에도 사업 분야 확장을 위해 새로운 미래형 빌딩 플랫폼을 제시했다. AI(인공지능)와 사물인터넷(IoT), 클라우드 등 디지털 지능화 기술을 활용해 전자기기와 빌딩 전체 시스템을 연결한다. 이에 따라 네이버와 생성형 AI 부문 사업 협력을 체결하고 국내 클라우드 기업 AWS코리아와 협업할 계획이다. AI 기술과 안전솔루션을 적용해 차별화된 상품을 지속 개발하고 브랜드 가치를 높일 예정이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내년에도 동일한 기조로 지속 가능한 성장 체계를 구축하고 수주 포트폴리오를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