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 펫보험사 출범 난항…"사실상 종합보험 수준 요구"
펫보험 시장은 각종 상품과 서비스가 출시되며 활성화하는 추세지만, 시장을 확대하기 위해선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펫보험 경쟁은 비교·추천 서비스가 더해져 점차 심화하고 있다.
네이버페이와 카카오페이는 펫보험 비교·추천 서비스를 통해 접전을 벌일 예정이다.
펫보험 비교·추천 서비스 출시로 보험소비자들은 원하는 플랫폼에서 보험 상품의 보장 조건과 가격을 한눈에 비교해 볼 수 있게 됐다. 플랫폼과 보험사 홈페이지의 가격은 동일하게 책정된 상태다.
네이버페이는 지난달 28일 서비스 시작을 알렸다. △메리츠화재 △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해보험 △KB손해보험 등이 제휴 보험사로 참여했다.
특히 메리츠화재는 7월 출시됐던 카카오페이 펫보험 비교·추천 서비스에도 동시 입점해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카카오페이의 경우 출시 초기 업계 1위, 2위인 메리츠화재와 DB손해보험이 참여하지 않아 반쪽짜리 오명을 샀다. 그러나 현재 카카오페이도 네이버페이와 동일한 5개 주요 보험사가 모두 입점한 상태다.
메리츠화재 관계자는 “이번 비교·추천서비스 입점은 반려동물보험 시장 리딩 컴퍼니로서의 지위를 확고히 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펫보험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시도와 노력을 지속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두 플랫폼 비교·추천 서비스에 주요 보험사들이 모두 참여한 만큼 해당 시장이 활성화될 것을 기대하고 있다.
새롭게 펫보험 시장에 뛰어드는 보험사도 등장했다. NH농협손해보험은 ‘무배당 NH펫앤미든든보험’을 같은 날 출시하며 펫보험 시장에 첫발을 내디뎠다.
무배당 NH펫앤미든든보험은 반려동물 의료비와 사망, 배상책임 등을 든든히 보장하는 보험으로 가입 대상은 보호자와 함께 사는 강아지와 고양이다. 생후 91일부터 만 10살까지 가입 가능하고 3년이나 5년 갱신주기를 통해 20살까지 보장받을 수 있다.
다만 추가적인 제도 개선이 없으면 시장 확대 동력은 쉽지 않다는 주장이 나온다.
대표적인 예가 펫보험 전문보험사다. 지난해 정부가 펫보험 전문보험사 진입을 허용하면서 여러 보험사와 펫테크 스타트업 기업들이 전문보험사 설립을 검토한 바 있다.
하지만 펫보험 전문보험사 등 소액단기전문보험사 설립을 위해서는 자본금 20억원 이상과 취급 보험기간 1년, 보험금 상한액 5000만원, 연간 총수입보험료 500억원 등의 요건을 갖춰야한다. 이 요건은 전문보험사 설립의 큰 장애물이 됐다.
결국 현재 보험업 예비허가를 받은 곳은 삼성화재가 주도한 마이브라운이 유일하다. 펫보험 전문보험사 출시를 예고했던 핏펫과 스몰티켓, 파우치보험준비법인 등은 예비인가 신청을 미룬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소액단기전문보험사에 맞는 규제 요건이어야 하는데 사실상 종합보험사 수준을 요구고 있다”며 “기준을 맞추지 못해 예비인가 신청을 미루게 되면서 자연스레 성장 동력도 떨어지고 있어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펫보험 활성화에 있어 가장 중요한 키(Key)로 꼽히는 ‘동물병원 진료비 표준 수가제’ 도입도 요원하기만 하다.
같은 질병이라도 병원마다 비용이 달라 보험사들은 보험금 산정에 난항을 겪고 있다. 정부·보험업계·수의계의 소통은 결론까지 이르지 못하고 있다.
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펫보험 시장의 확대를 위해서는 진료비 표준 수가제가 필수지만 소통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상품 개발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수의업계 관계자는 “동물의료는 인간 의료와 달라 제도적 개선과 기반 마련이 먼저 우선돼야 한다”며 “그 모든 것을 그냥 건너뛰고 가려고 무리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신아일보] 권이민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