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라이프 금융지주 협업해 특화 상품 개발, 하나생명 "검토 중"
지난달 허용된 보험금청구권 신탁이 생명보험업계에서 '미래 먹거리'로 주목받고 있다.
기존 종합재산신탁업 자격을 취득한 보험사 외에도 KB라이프생명이 KB국민은행과 협업해 보험금청구권 신탁 시장에 진출하는 등 생명보험사 간 점유율 선점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출시 한 달을 맞는 보험금청구권 신탁의 계약금액은 1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보험금청구권 신탁은 생명보험에 가입한 계약자가 사망하면 사망보험금을 금융사가 보관해 관리·운용 후 사전에 계약자가 정한 방식대로 수익자에게 지급되는 제도다.
자본시장법 시행령 및 금융투자업규정 개정안이 시행되면서 보험사도 보험금청구권 신탁을 출시할 수 있게 됐다.
발 빠르게 상품을 출시했던 삼성생명과 교보생명은 이미 수백건의 계약을 성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2007년 종합신탁업 라이선스를 취득하며 업계 처음 신탁업을 시작한 삼성생명은 지난달 26일 기준 보험금청구권 신탁 계약 214건을 달성했다. 금액은 840억원 규모다.
교보생명은 ‘교보상속든든종신보험’과 연계해 보험금청구권 신탁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29일 기준 123건을 계약했다.
흥국생명과 미래에셋생명도 11월 상품을 출시하며 맹렬히 추격 중이다.
흥국생명은 보험금청구권 신탁 관련 특별 조직을 운영하며 보험과 신탁인 연계된 상품인 내가족안심상속종신보험을 출시했다.
미래에셋생명도 보험금청구권 신탁을 출시했으며 법인보험대리점(GA) 소속 설계사와 판매계약을 진행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상품이 출시되자 관심을 가지고 문의를 주시는 보험소비자들이 많다"며 "계약 상담도 계속 이어지고 있어 현재 계약금액이 1000억원은 넘어설 것이고 향후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보통 보험사가 신탁 업무 수수료로 취하는 금액은 신탁재산가액의 1~3% 수준이다.
보험사가 보험금청구권 신탁을 판매하기 위해서는 현행법상 종합재산신탁업 자격이 필요하다. 국내 보험사 중 이 자격을 취득한 곳은 삼성생명·한화생명·교보생명·흥국생명·미래에셋생명 등 5개사뿐이었다.
KB라이프생명은 신탁업 자격을 취득한 KB국민은행과 협업해 보험금청구권 신탁 특화 보험상품인 ‘KB Trust 라이프 파트너 종신보험 무배당’을 출시했다.
해당 상품은 최소 가입금액을 보험금청구 신탁 조건인 3000만원으로 설계해 가입 가능한 보험소비자 대상을 확대했다. 고액 계약자의 경우 보험료 할인 혜택이 적용돼 더욱 효율적인 상속도 가능하다.
금융지주 계열 보험사의 보험금청구권 신탁 출시는 KB라이프생명이 처음이다. 이에 신한라이프, 하나생명 등 다른 금융지주 계열 보험사들도 보험금청구권 신탁 시장에 뛰어들 가능성이 높아졌다.
실제로 보험금청구권 신탁과 관련해 신한라이프는 "추후 충분히 시장에 진입할 가능성이 높다"고 했고, 하나생명은 "검토 중에 있다"고 밝혔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보험금청구권 신탁을 통해 보험사가 단순히 보험금 지급하는 수준을 넘어 고객의 재산관리와 분배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고액 자산가 고객들도 시작해 중자산가들까지도 시장 확대가 가능하고, 신탁 설정으로 다른 보험 상품 계약 유지율도 높이는 등 장점이 많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