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윤 "권력 찬탈하려… 혼자 '대통령 놀이'"
민주 "무슨 권한으로… 제2의 내란이 본질"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한덕수 국무총리와 함께 공동담화문을 발표하며 사실상 대통령 권한대행 역할을 수행하겠다고 밝힌 것을 두고 여야는 난타전을 벌이고 있다. 위헌성이 있다는 주장에서다.
9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당에선 윤 대통령이 구두로 넘겨준 권한을 두고 친윤(친윤석열)계가 발끈했다.
친윤계는 한 대표의 담화 직후 "한 대표가 권력을 찬탈하려고 한다. 대통령이 누구한테 마음대로 권력을 줄 수도 없다. 누가 한 대표 개인에게 권력을 줬냐"고 힐책했다.
또 다른 친윤계는 "자기(한 대표)가 무슨 대통령이 된 것처럼 얘기하더라"라며 "혼자 대통령 놀이를 하고 있다"고 일갈했다.
앞서 한 대표와 한덕수 국무총리는 지난 8일 대국민담화를 통해 윤 대통령의 직무를 정지하고 당정이 공조해 경제·외교·국방 등 주요 기능 공백을 막겠다는 등의 정국 운영 방안을 밝혔다. 윤 대통령이 정국 안정 방안을 여당에 일임하겠다고 밝힌 데 따른 후속 조치다.
다만 헌법 제71조는 '대통령이 궐위되거나 사고로 직무를 수행할 수 없을 때는 국무총리 등 법률이 정한 국무위원의 순서로 그 권한을 대행한다'고 규정한다.
궐위는 '대통령 사망 또는 사임으로 직위가 공석이 된 경우', 사고는 '질병·해외 체류 또는 기타 사유로 대통령 직무를 수행할 수 없는 경우'를 의미한다.
윤 대통령이 남은 임기 동안 정국 안정 방안은 여당에 일임하겠다고 밝혔으나, 대통령이 자발적으로 본인 직무를 제한하거나 국무총리에게 이양하는 상황은 헌법에서 다루지 않고 있다.
이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에선 박찬대 원내대표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자신(한 대표)이 헌법 위에 있다고 여기는 태도가 내란수괴 윤석열과 완벽한 붕어빵"이라며 "탄핵을 반대한 한 대표와 계엄 건의를 막지 않은 한덕수 국무총리는 무슨 권한과 자격으로 대통령 직무배제를 말하는 것이냐"고 분노했다.
박 원내대표는 또 "한 대표는 탄핵하면 불확실성이 있다고 주장하는데 헌법을 정면으로 부정하는 반헌법적 궤변"이라며 "실시간 말 바꾸기와 궤변은 포장해도 위법·위헌한 제2의 내란, 제2의 친위쿠데타라는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고 맹비난했다.
아울러 전북 전주시의회 민주당 소속 의원들도 이날 성명문을 통해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한덕수 국무총리가 발표한 공동 담화는 헌법적 질서를 훼손하고 국민주권의 원칙을 위반한 명백한 위헌적 행위"라고 규정했다.
한편, 한 대표의 공동담화 발언에 대해 헌법적 근거가 없다는 이같은 지적이 잇따르자 곽규택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앞으로 계속 논의해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