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디지털자산사업자연합회(KDA)는 내년부터 과세 예정이던 가상자산 투자 소득세를 2년 유예하고 2027년부터 과세하는 소득세법 일부 개정안 국회 통과를 환영하며 신속한 후속 조치를 주문했다.
강성후 KDA 회장은 "선(先) 투자자 보호 등 관련법 정비, 후(後) 과세 원칙에 의해 지극히 당연한 것"이라며 "여야 정치권과 국회·정부 당국은 '소득이 있는 곳에 세금이 있다'는 원칙에 의해 2027년부터는 계획대로 과세할 수 있도록 유예 기간 관련법 개정 등을 신속하게 조치하고 관련법령의 모호성을 제거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회는 10일 본회의에서 예산 부수 법안 중 하나인 소득세법 일부 개정안에 가상자산 투자 소득세 과세 시기를 내년에서 2027년으로 유예하는 내용을 포함해 통과시켰다.
현행 소득세법에서 내년 1월부터 가상자산 투자 소득세를 과세할 경우 소득에서 기본공제 250만원을 제외한 소득을 기타소득으로 보고 지방세를 포함해 22%의 세율로 과세하게 된다.
KDA는 지난달 26일 내년 1월부터 가상자산 투자 소득세를 과세할 경우 외국 거래소 이용자를 제외한 국내 거래소 이용자들만을 대상으로 한 불공평 과세를 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 바 있다. 또한 '과세 시기를 2년 유예하고 2027년부터 과세해야 한다는 입장문'을 발표하고 여야 정치권과 국회·정부 등에 촉구했다.
KDA가 2027부터 과세해야 한다고 밝힌 것은 외국 거래소 이용자 과세도 가능한 2027년, 지난달 27일 한국·독일·일본 등 세계 주요 48개국이 공식 서명한 '암호자산 보고체계 다자간 정보교환 협정(CARF MCAA)'이 작동하는 2027년부터 시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CARF MCAA는 우리나라가 2010년 서명한 '다자간 조세행정 공조협약'을 기반으로 국가 간 자동 정보교환 세부 사항을 명시하고 있는 국가 간 협정이다.
협정 서명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주요 20개(G20) 국가와 개발한 암호자산 자동정보 교환체계(CARF)에 따라 교환 상대국 거주자의 암호자산 거래정보를 매년 자동으로 교환하게 된다.
CARF MCAA 담당 부처 기획재정부도 지난달 27일 오는 2027년부터 ARF MCAA을 계획대로 시행할 수 있도록 국내 관련 법령 제·개정, 다른 서명국들과 개별 합의를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KDA는 스테이킹·채굴·에어드롭 등 세부적인 과세기준, 손익 통산·손실 이월제, 기타소득·금융투자 소득 여부 등 가상자산 과세 관련 법령도 외국 사례 등을 통해 보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투자자 보호 관련법부터 먼저 입법·시행할 수 있도록 '1.5단계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법(가상자산법)' 입법을 서둘러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강 회장은 "7월부터 시행 중인 1단계 가상자산법은 가상자산법이 규정해야 할 내용 중 20%만 포함하고 있다"며 "가상자산 투자자들도 자본시장법에 의해 보호를 받고 있는 주식·채권 등 금융투자 상품과 같은 수준으로 보호받을 수 있는 제도적 보완을 서둘러야 한다"고 말했다.
그 대안은 2단계 가상자산법 입법 대상 중 투자자 보호관련 내용을 우선 입법하는 1.5단계법과 4.10 총선에서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이 공약한 시장육성·산업진흥 내용을 나중에 입법하는 후(後2) 2.0단계법 입법 방안이다.
1.5단계 입법대상인 투자자 보호 관련 내용은 이미 국내외적으로 충분히 축적돼 있기 때문에 여야 정치권과 국회·정부가 선택과 결정만 하면 되는 상황이다.
국내외 관련 내용들은 △7월 정부당국의 국회 보고 내용 △지난해 국제기구들이 발표한 가상자산법 국제 공동 권고안 △6월부터 시행 중인 유럽연합 암호자산법(MiCA) △5월 미국 하원에서 통과된 데 이어 조만간 상원 통과 예정인 21세기를 위한 금융혁신과 기술법 (FIT21) 등이다.
강 회장은 "시장육성·산업진흥 분야는 아직 국내는 물론 국제기구를 비롯한 외국에서도 정립되지 않은 점을 감안해 충분한 논의와 함께 국제기구, 미국·유럽연합·일본·싱가폴 등의 사례를 검토해 입법해야 한다"며 "끝으로 현재 1심 재판 중에 있는 델리오·하루인베스트와 같은 가상자산 운용업도 자본시장법에 포함할
것인지, 1.5단계 가상자산법에서 입법할 것인지 결정하고 조속하게 입법·시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1심 재판 중인 델리오는 피해자 2800여명에게서 2450억원 상당의 가상자산을, 하루인베스트는 국내외 이용자 1만6000여명을 대상으로 코인을 예치할 경우 무위험 운용을 통해 원금을 보장하고 업계 최고 수익을 지급할 것처럼 속여 1조4000억원 상당 코인을 편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