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 충격 '건설주' 尹 탄핵안 가결 분위기 타고 회복
계엄 충격 '건설주' 尹 탄핵안 가결 분위기 타고 회복
  • 천동환 기자
  • 승인 2024.12.15 07: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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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건설지수' 비상계엄 사태 후 4거래일 총 13% 폭락
탄핵안 국회 통과 쪽으로 무게 추 넘어간 지난주 반등 흐름
지난 7일 오후 10시20분경 서울 여의도 의사당대로 방면 국회2문 앞에 시민들이 모여 "윤석열을 탄핵하라"고 외치고 있다. 국민의힘 의원들 불참으로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국회 본회의 표결이 이날 오후 9시20분께 '불성립' 종료됐다. (사진=천동환 기자)
지난 7일 오후 10시20분경 서울 여의도 의사당대로 방면 국회2문 앞에 시민들이 모여 "윤석열을 탄핵하라"고 외치고 있다. 국민의힘 의원들 불참으로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국회 본회의 표결이 이날 오후 9시20분께 '불성립' 종료됐다. (사진=천동환 기자)

비상계엄 사태 직후부터 국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안 1차 투표 무산 직후까지 4거래일간 총 13% 폭락했던 코스피 '건설지수'가 지난주에는 회복세를 보였다. 탄핵안 2차 투표 가결 쪽으로 무게 추가 조금씩 넘어가자 정치적 불확실성을 덜어내고 반등 흐름을 나타냈다. 

15일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코스피 건설지수는 직전 거래일인 지난 13일 전 거래일 대비 2.25% 오른 66.28로 마감했다.

건설지수는 현대건설과 한전KPS, GS건설 등 29개 종목의 주가를 반영한다. 이 지수는 비상계엄 사태와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국회 본회의 투표 등을 거치며 큰 변동성을 보였다.

◇ 대통령이 끼얹은 찬물

지난 3일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하기 약 7시간 전 건설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77% 오른 69.16으로 마감했다. 앞서 3거래일 연속 하락 후 맞은 반등이었다.

그러나 장 마감 후 그날 밤부터 다음 날 새벽까지 약 6시간에 걸쳐 벌어진 비상계엄 사태 후 건설지수는 급격한 하락세를 보였다. 4일 4.53%, 5일 2.18%, 6일 1.18%, 9일 5.64% 하락률을 기록했다. 3일 장 마감 후 9일 장 마감까지 4거래일간 12.91%가 빠졌다. 같은 기간 15조3800억원이던 건설지수 구성 종목 시가총액은 13조3990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1조9810억원이 증발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비상계엄 사태 후 지난 4일 낸 보고서에서 "국내 증시 참여자들은 지금 미국 쪽 이슈보다는 국내 정치 리스크가 가장 신경 쓰일 것"이라며 "주식, 환율 등 금융시장 전반에 미치는 영향력을 주시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직면했다"고 분석했다.

김세련 LS증권 연구원은 지난 9일 배포한 보고서에서 "비상계엄 사태로 정치적 불확실성 확대돼 부동산 시장 위축이 불가피하다"며 "대출금리 인상 가능성과 부동산 공급 대책 동력 약화 전망으로 서울 강동구 구축, 비(非)역세권 매물이 출회되며 전주 대비 매매가격이 하락 전환했다"고 밝혔다.

특히 내림 폭이 컸던 9일은 국회 본회의에서 윤 대통령 탄핵안에 대한 찬반 투표가 있었지만 정족수 미달로 불성립됐던 지난 7일 토요일 이후 첫 거래일이었다. 비상계엄에 대한 국민적 비판이 거센 가운데 여당의 투표 거부로 탄핵안 처리가 무산되자 주식 시장은 이를 악재로 받아들이는 모습이었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 지난 9일 보고서를 통해 "지난 7일 대통령 탄핵안이 정족수 부족으로 부결 후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이 지속될 수 있다는 우려에 주가가 하락했다"고 분석했다.

최근 한 달 코스피 건설지수 변동 추이와 비상계엄 사태 이후 주요 이슈. (자료·그래프=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 이슈 설명=천동환 기자)
최근 한 달 코스피 건설지수 변동 추이와 비상계엄 사태 이후 주요 이슈. (자료·그래프=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 이슈 설명=천동환 기자)

◇ 출국금지·구속 소식에 오른 주가

이렇게 바닥을 친 건설지수는 지난 10일 5.43% 상승률로 반등했다. 이튿날 2.30% 간격으로 오름세를 이어갔고 12일에는 0.22% 소폭 내렸다가 13일 다시 2.25% 올랐다. 건설지수는 비상계엄 사태 직전인 지난 3일 종가의 95.84% 수준까지 회복했다.

건설지수가 회복하는 과정에 윤 대통령 탄핵안 국회 투표 전망의 무게 추는 가결 쪽으로 넘어가는 모습을 보였다. 9일 주식 시장 마감 후 법무부가 윤 대통령의 출국을 금지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10일 오전에는 김상욱 국민의힘 의원이 기자회견을 열고 대통령 탄핵 찬성 의견을 밝혔다. 같은 날 밤 이번 비상계엄 사태의 핵심 인물로 알려진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구속됐다.

정치적 불확실성은 윤 대통령을 비롯한 비상계엄 관련자들이 책임을 지는 쪽으로 해소되는 듯 보였다. 변수는 윤 대통령의 지난 12일 담화였다. 그는 비상계엄의 정당성을 주장하며 야당에 책임을 돌렸다. 마지막 순간까지 싸우겠다는 의지도 피력했다. 또다시 커진 불확실성을 주시하던 주식 시장은 국민의힘 의원 중 일부가 탄핵 찬성 의사를 밝히자 계속 가던 길을 가는 모습이었다. 당시 건설지수는 대통령 담화 발표 후 1.23%까지 하락 폭을 키우더니 오후 1시30분을 지나며 회복하기 시작해 약보합세로 마감했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지난 13일 낸 보고서에서 "12일 증시는 윤석열 대통령 담화에 따른 파장을 주시하는 가운데 사흘째 올라 (코스피) 2480대를 회복 마감했다"며 "장중 윤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 이후 상승폭을 소폭 반납하기는 했지만 2차 탄핵안 표결에서 여당 내 추가 이탈표(찬성표)가 이어질 가능성을 주시하며 다시 상승폭을 키웠다"고 정리했다.

국회는 결국 지난 14일 본회의에서 윤 대통령 탄핵안을 가결했다. 윤 대통령의 직무는 즉각 정지됐고 한덕수 국무총리가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은 가운데 국정 공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하지만 비상계엄 사태 이후 증시 반응을 보면 건설업종 주가는 정치적 불확실성 해소로 가닥을 잡으면서 건설 경기와 부동산 시장을 주시할 것으로 보인다.

김유미 연구원은 "최근 정국 혼란을 겪는 과정에서 코스피 후행 PBR(주가순자산비율)이 0.85배(13일 보고서 기준)로 연저점 수준까지 내려오면서 가격 매력이 높아졌다"며 "중장기적인 증시 방향성에 정치가 미치는 지속력은 길지 않다는 점을 되새겨 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나정환 연구원은 지난 9일 전망에서 "여당의 탄핵 표결 불참이 이어질 경우 국내 정치 불확실성이 연장될 가능성이 존재한다"며 증시에선 탄핵안 가결을 불확실성 해소로 보고 있음을 시사했다.

cdh4508@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