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메가푸드마켓' 2022년 론칭 이후 소기의 성과, 확장세
롯데마트 '그랑 그로서리' 이어 이마트 '푸드마켓'으로 경쟁 점화
유통산업은 다른 업종보다 소비자들과 심리적·물리적 접점이 넓고 친숙하다. 소비 트렌드에 따른 변화 속도 역시 빠르다. 기업들이 제품·브랜드·마케팅·리스크 관리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시장 주도권을 쥘 수 있고 뺏길 수도 있다. 경영 리더십도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업종이다. 신아일보는 기획 섹션 ‘매치업(Match-up)’을 통해 다양한 주제로 유통 전반에 ‘선의의 경쟁’을 펼치며 시장을 주도하는 맞수 기업들을 집중 조명해본다. <편집자 주>
이마트·홈플러스·롯데마트 등 대형마트 빅(Big)3가 오프라인 유통채널의 최대 강점이자 온라인 플랫폼과 가장 차별화할 수 있는 ‘신선 먹거리’에 공격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먹거리 쇼핑경험 확대에 초점을 맞춘 별도의 특화매장을 열며 고객들의 발길을 이끌고 있다. 마트 3사 간 신선 특화매장 경쟁이 침체된 오프라인 유통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을지 업계 관심이 집중된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대형마트 빅3는 신선식품을 필두로 그로서리(식료품) 수요 공략에 나섰다. 이는 빠른 배송을 기반으로 온라인 플랫폼이 성장하고 있지만 신선식품 구매의 경우 오프라인 유통채널의 점유율이 압도적으로 높은 것과 연관이 깊다.
실제 마케팅리서치 기업 칸타(KANTA)의 월드패널 사업부 조사결과를 보면, 올 상반기 소비자들의 신선식품 구매액의 83.2%는 오프라인 유통채널에서 지불했다. 2022년 87.7%, 2023년 86.3%와 비교해 그 비중은 하락했으나 여전히 대부분을 차지했다. 칸타 월드패널 사업부는 신선식품이 선도와 품질이 구매 만족도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즉 직접 보면서 선도와 품질을 확인해야 하는 신선식품 구매 특성상 오프라인 채널이 강점을 가질 수밖에 없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대형마트 빅3 중에서는 홈플러스가 가장 이른 2022년 2월 ‘세상의 모든 맛이 다 있다’는 콘셉트의 먹거리 상품을 강화한 ‘메가푸드마켓’을 선보였다. 홈플러스는 이달 16일 현재 전국에서 총 33개의 메가푸드마켓 점포를 운영 중이다. 메가푸드마켓은 리뉴얼 후 1년간 식품 매출이 전년 대비 최대 95% 신장했다. 또 2030세대 고객 수는 재단장 초반인 약 3년 전과 비교해 두 배가 됐다.
홈플러스는 ‘세상의 모든 맛이 살아 있다’를 슬로건 아래 신선식품의 생동감을 극대화한 ‘메가푸드마켓 라이브’로 메가푸드마켓은 한 번 더 업그레이드했다. 홈플러스는 ‘싱싱회관 라이브’ 등 고객의 오감을 만족시킬 콘텐츠를 미래형 마켓의 차세대 모델로 메가푸드마켓 라이브를 키운다는 포부다. 1호점인 강서점의 오픈일인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12일까지 식품 매출은 전년 대비 약 20% 늘었다.
롯데마트는 이어 지난해 말 고객들의 먹거리 고민을 해결해줄 그로서리 전문마켓이라는 의미를 담은 ‘그랑 그로서리’를 론칭했다. 롯데마트는 온라인에서 만나기 어려운 초신선 상품과 바로 조리 가능한 델리, 글로벌 먹거리 등 오프라인 강점을 그랑 그로서리에 집약했다.
그랑 그로서리 1호점인 서울 은평점은 매장의 90%가 식료품으로 구성됐다. 고객이 원하는 대로 손질해주는 ‘라이브 스시’, 17가지 즉석조리 식품을 뷔페 형식으로 즐길 수 있는 ‘요리하다 키친’ 등이 자리했다. 해당 매장 매출은 리뉴얼 후 현재까지 전년 동기 대비 약 10% 증가했다. 특히 44미터(m) ‘델리로드’의 매출신장률은 약 40%에 달했다. 롯데마트는 SSM(기업형슈퍼마켓) 업계 처음으로 롯데슈퍼 도곡점을 그랑 그로서리로 바꿨다. 이곳은 일반 점포보다 약 30% 많은 식료품을 취급한다. 롯데마트는 이를 통해 고객들의 집밥 고민을 덜겠다는 복안이다.
이마트는 1년 내내 식품을 가장 저렴하게 판매해 물가부담을 낮추는 그로서리 상시 저가 매장 ‘이마트 푸드마켓’을 선보였다. 1호점은 이달 13일 문을 연 대구 수성점이다. 그간 쌓아온 31년 업력의 상품기획 노하우를 토대로 운영비·마케팅비용 절감, 자체 마진 최소화, 주요상품의 연간단위 물량 계약 등에 힘썼다.
이마트는 ‘신선식품’을 기존 할인점보다 최고 50% 더 저렴하게 판매한다. 이를 위해 글로벌을 포함해 다양한 산지를 활용한다. 아르헨티나산 손질오징어, 호주산 와규 윗등심 등이 대표적이다. 이마트는 또 포장 단위량을 30% 이상 줄이는 방식도 적용했다. 아울러 가격 민감도가 높은 주요 가공식품에 대해서는 주기적인 시장조사를 통해 최저가격으로 팔고 초저가 단독 기획상품을 개발해 내놓는다. 이외 상권·트렌드 특화존을 배치해 차별화를 꾀한다. 수성점에는 ‘대용량 육류존’, ‘참치정육점’ 등이 들어섰다.
이를 두고 업계 안팎에서는 대형마트 3사의 그로서리 강화 전략이 앞으로도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오프라인만의 강점이자 방향성이 신선식품과 먹거리”라며 “고객들에게 온라인 플랫폼과는 차별화된 다양한 쇼핑경험을 제공해 만족도를 끌어올리는 노력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