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금융시스템은 금융·외환시장이 높은 변동성을 나타냈지만 양호한 금융기관 복원력과 강건한 대외지급능력 등에 힘입어 대체로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국은행(한은)은 24일 금융통화위원회가 채택한 '금융안정 상황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이종렬 한은 부총재보는 설명회에서 "현재 가계·기업의 채무 상환 능력, 대외지급 능력이나 금융기관의 건전성도 양호하고 자금중개 기능도 정상적으로 작동하면서 금융시장이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밖에 대외금융순자산 규모, 경상수지 전망 등도 고려할 때 한국 금융 건전성은 여전히 강건한 상태"라며 "다만 (정치 이슈) 장기화가 걱정되지만 금융·경제 정책이 차질 없이 추진되고 경제시스템이 독립적, 정상적으로 운영된다는 신뢰를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보고서에 따르면, 단기 금융 안정에 영향을 미치는 실물·금융 지표를 바탕으로 산출된 11월 금융불안지수(FSI)는 17.3으로 10월(17.4)보다 소폭 떨어졌다. 그러나 여전히 '주의' 단계(8 이상)다.
가계신용은 3분기 말 기준 1913조8000억원으로 은행·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증가세가 확대됐다가 8월 거시건전성 규제 강화 등에 힘입어 둔화 흐름을 나타내며 전년동기 대비 1.9% 증가하는 데 그쳤다.
자영업자 대출 잔액도 2022년 하반기 이후 증가세가 둔화했지만 대출 연체율은 취약 자영업자를 중심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올해 3분기 말 전체 자영업자 대출 연체율은 1.70%로 2015년 1분기(2.05%) 이후 9년여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특히 취약 자영업자의 대출 연체율은 11.55%에 달해 지난 2013년 3분기(12.02%) 이후 1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편 3분기 현재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민간(가계+기업) 신용 비율은 202.7%로 집계됐다. 1분기(204.4%)보다 다소 떨어졌지만 여전히 민간 부문 빚이 경제 규모 두 배를 넘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