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 측은 “하 사장이 오늘 오후 개최될 이사회에서 대표이사직을 사임할 예정”이라며 “가능한 이른 시일 내에 임시주주총회를 열어 새 대표이사를 선임할 예정”이라고 20일 밝혔다.
새로운 대표이사 선임 전까지 장성섭 부사장(개발부문 부문장)이 사장 직무대행을 수행하게 된다.
하 사장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저와 KAI 주변에서 최근 발생되고 있는 모든 사항에 대해 책임을 통감하고 KAI 대표이사직을 사임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많은 분들이 염려하시듯 T-50 미국수출과 한국형전투기개발 등 중차대한 대형 사업들은 차질 없이 추진돼야 한다”며 “수리온은 선진국의 무기개발 과정도 그렇듯 명품이 되기 위한 과정으로 전문가들이 지혜를 모아 원만히 해결하리라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국가 항공산업의 더 큰 도약을 위해 KAI 임직원들이 다시 한번 매진할 수 있도록 모든 분들의 격려와 응원을 부탁드린다”며 “지금의 불미스러운 의혹과 의문에 대해서는 향후 검찰 조사에서 성실히 설명드릴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현재 KAI의 방산비리 의혹에 대한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14일 개발비 등 원가조작을 통해 제품 가격을 부풀려 부당한 이익을 챙긴 혐의(사기) 등과 관련, 경남 사천의 KAI 본사와 서울사무소를 압수수색한 데 이어 18일에는 협력업체들까지 추가로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KAI가 용역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항공기 부품을 공급하는 협력업체들에 일감을 몰아주고 리베이트를 받는 등의 방식으로 뒷돈을 수수한 의혹을 들여다보고 있다.
KAI는 다목적 헬기인 수리온, 초음속 고등훈련기 T-50 등 국산 군사 장비를 개발해온 국내 대표적인 항공 관련 방산업체다.
검찰은 KAI가 수리온, T-50 등을 개발해 군에 납품하는 과정에서 원가의 한 항목인 개발비를 부풀리는 방법으로 최소 수백억원대의 부당 이득을 챙겼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신아일보] 박고은 기자 gooeun_p@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