멘솔·커피·요거트 등 인위적인 향을 첨가한 ‘가향담배’가 흡연시도를 쉽게 하고 흡연자를 유인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4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가향담배가 흡연시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 결과 10~30대 젊은 흡연자 중 65%가 가향담배를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세대 김희진 교수 연구팀이 진행한 이번 연구는 13~39세 9063명을 대상으로 조사됐다.
가향담배는 특히 젊은층과 여성의 사용률이 매우 높았다. 현재 흡연자 중 여성은 73.1%로 남성 58.3%보다 높았고, 연령별로는 남성은 13∼18세(68.3%), 여성은 19∼24세(82.7%)에서 가장 높았다.
문제는 가향담배가 일단담배보다 금연이 어렵다는 점이다. 가향담배로 흡연을 시작(한 두 모금 피움)한 경우 일반담배에 비해 현재 흡연자일 확률이 1.4배 높았다.
가향담배로 흡연을 시작해 현재에도 가향담배를 피는 경우는 69.2%에 달했고, 일반담배로 시작해 계속 일반담배를 피는 비율은 41.0% 수준이었다.
가향담배로 흡연을 시작해 일단담배로 전환한 비율은 9.9%로, 일반담배로 시작한 후 가향담배로 전환한 비율(32.8%)보다 약 3분의1에도 미치지 않았다.
가향담배를 피우는 흡연자들은 가향담배를 찾게 되는 이유로는 △향이 마음에 들어서 △신체적 불편함(기침, 목 이물감)을 없애서 △냄새를 없애줘서 등을 꼽았다.
보건당국은 이 같은 연구를 바탕으로 가향담배의 특성이 흡연폐해 및 건강경고 인식을 저해하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고 담배에 가향성분을 첨가하지 못하게 하는 ‘가향물질 규제범위 등 규제방안’을 내년까지 마련해 입법을 추진하기로 했다.
오경원 질병관리본부 건강영양조사과장은 “담배연기의 거칠고 불편한 특성은 초기 흡연시도 단계에서 장벽으로 작용하는데, 가향담배는 이러한 자극적 특성을 숨긴다”면서 “일반담배보다 흡연시도를 쉽게 하고 흡연을 유지하도록 유인한다”고 설명했다.
[신아일보] 문경림 기자 rgmoon@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