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계·시장·금융 관계자 2명 중 1명 "내년 반등 전망"
최근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올해 집값은 하락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인 것으로 조사됐다. 시장에서는 떨어진 집값은 내년부터 다시 상승세로 전환할 것으로 예측했다.
5일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발표한 'KB 부동산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주택매매 가격은 1.8% 하락했다. 연간 주택매매 가격이 하락한 것은 지난 2012년 이후 10년 만이다.
최근 주택 가격은 2020년 8.3%, 2021년 15.0% 등 크게 상승했지만, 지난해를 기점으로 하락세로 전환했다.
주요 지역별로 주택가격 하락률을 보면 대구가 1년 전보다 5.2% 떨어지면서 가장 많이 하락했고, 이어 대전(-4.4%), 수도권(-2.7%) 등이 뒤를 이었다.
주택 매매가가 오른 곳은 광주광역시(2.0%)가 유일했다. 다만 광주 역시 4분기를 기준으로 보면 하락한 만큼, 올해는 하락세를 보일 것으로 무게가 실린다.
이처럼 주택가격이 떨어진 배경은 국내외 경기 침체와 함께 급격한 금리 인상 여파로 풀이된다. 특히 금리 인상으로 대출 시 이자 부담이 커지면서 주택 거래량이 줄며 시장이 위축되면서 가격 하락을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실제 지난해 주택매매 거래량은 전년 대비 50% 수준에 불과했다. 특히 7월 이후에는 월평균 거래량이 약 3만3000호에 그쳤는데, 이는 2017∼2021년 5년간 월평균 거래량(8만2000호)에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
이런 상황에 비춰 부동산 시장 전문가들은 집값 하락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KB금융이 지난해 12월 건설·시행·학계·금융 등 분야의 부동산 전문가, 전국 중개업자, PB(프라이빗뱅커)를 상대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 올해 주택매매가격 전망에 대해 전문가의 95%, 중개업자의 96%, PB의 92%는 "하락할 것"이라고 답했다.
전년도 실시한 설문 조사에서는 중개업소는 하락(62%), 전문가(64%)와 PB(52%)는 상승을 예상했지만, 올해는 모두 하락을 전망했다.
가격 하락 폭에 대해 전문가와 PB는 3~5% 가격 하락을 예상했지만, 중개업소는 5% 이상 떨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는 주택가격 하락기에 현장에서 느끼는 분위기가 더욱 심각하다는 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매매가격 하락의 주요 원인으로는 금리인상에 따른 금융부담을 가장 주된 요인으로 꼽았으며, 경기 불확실성 우려도 큰 비중을 차지했다.
또 주택시장의 반등 시기에 대해서는 전문가, 중개업소, PB 대다수가 내년으로 예상했다.
중개업과 전문가 50~60%는 2024년에 주택시장 반등 가능성을 전망했는데, 반등 시기는 수도권이 지방보다 빠를 것에 무게가 실렸다.
지역별(중개업소 대상)로는 수도권의 경우 2024년에 반등할 것이라는 의견이 약 56%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고, 이어 2025년을 선택했다.
5개 광역시와 기타 지방의 경우에도 대부분(47~48%)이 2024년에 주택시장 반등 가능성을 예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6년 이후에 반등할 것으로 보는 의견은 소수에 그쳤다.
KB경영연구소 관계자는 "최근 거래가 급감해 체감 경기는 더욱 침체할 수밖에 없지만, 가격이 일정 수준 하락할 경우 일부 수요가 회복되면서 가격 하락을 지지할 것으로 보인다"며 "올해 주택매매가격은 4.1% 하락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신아일보] 배태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