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통공사, 구산역 '처마 파손·시민 부상' 사고 재발 방지안 마련
서울 지하철 94개 역 엘리베이터의 127개 외부 처마 '강화유리'를 내년 상반기까지 '금속' 또는 '폴리카보네이트'로 바꾸는 사업이 추진된다. 서울교통공사가 구산역 엘리베이터 처마 강화유리 파손과 이에 따른 시민 부상 사고 후 재발 방지 방안을 마련했다.
3일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서울교통공사는 최근 서울시 은평구 구산역 엘리베이터 지상부 입구 처마를 강화유리에서 강화접합유리로 교체했다.
그냥 강화유리는 파손 시 파편을 만들며 부서지는데 처마 높이에서는 중력에 따라 아래로 쏟아져 내릴 수 있다. 강화접합유리는 강화유리와 강화유리 사이에 접착성 강한 필름을 넣고 압축한 것으로 파손되더라도 파편으로 흩어지지 않는다.
서울교통공사는 구산역 엘리베이터 처마 유리 부착 위치도 구조틀 하부에서 상부로 변경했다. 기존에는 금속 구조틀 밑에 강화유리가 볼트 등으로 부착된 형태(DPG 공법)였는데 강화접합유리를 금속 구조틀 위에 올려 고정하는 방식으로 바꾼 것이다.
이번 조처는 최근 구산역에서 발생한 사고 때문에 이뤄졌다. KBS의 지난 1일 보도와 서울교통공사 설명자료에 따르면 지난 7월24일 이른 새벽 구산역 지상부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는 순간 강화유리로 된 처마가 무너져 내려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던 60대 여성의 어깨를 강타했다. 다친 이 여성은 역촌119안전센터 도움을 받아 병원으로 옮겨진 뒤 가족과 함께 다시 응급수술이 가능한 다른 병원으로 이동해 수술받았다. 피해자는 서울교통공사를 '안전관리 소홀' 이유로 고소했고 경찰은 서울교통공사 관계자들을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 등으로 조사 중이다.
서울교통공사는 사고 재발 방지를 위해 지하철역 외부 엘리베이터 처마 강화유리를 금속 등으로 변경하는 방안을 수립해 추진하기로 했다. 내년 상반기까지 94개 역 127개 소 처마 DPG 공법 적용 강화유리를 금속 또는 폴리카보네이트로 바꿀 계획이다. 처마 교체 전까지 안전이 우려되는 27개 역 28개 소 강화유리 바로 밑에 안전망을 설치하는 작업도 진행 중이다.
서울교통공사는 구산역 엘리베이터 처마 파손 원인에 대해 강화유리에 함유된 황화니켈이 태양광선 또는 열에 의해 팽창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황화니켈 성분에 따른 강화유리 파손은 강화유리 250~320장 중 1개 정도 확률로 발생하는데 현실적으로 막을 방법이 없고 사전 징후를 발견할 수도 없다고 했다.
서울교통공사는 안전관리에 소홀했다는 지적에 대해 엘리베이터 처마 강화유리를 7일 주기로 점검 중이고 각 역에서 매일 수시로 순회 점검을 하고 있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