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진년 금융권 CEO 경영전략㊶] 구본욱 KB손해보험 대표
[갑진년 금융권 CEO 경영전략㊶] 구본욱 KB손해보험 대표
  • 문룡식 기자
  • 승인 2024.03.21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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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내부 출신 대표…‘회사 가치성장률 1위’ 제시
그룹 내 핵심 비은행 계열사 지위 유지 과제
구본욱 KB손해보험 대표. (사진=KB손해보험)
구본욱 KB손해보험 대표. (사진=KB손해보험)

2024년 갑진년 한 해도 대한민국 경제를 둘러싼 환경은 녹록지 않다. 미국이 세 차례 금리 인하를 예고하면서 한국 역시 기준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전망되지만, 여전히 고금리 부담은 남아 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로 인한 우려도 현실화하는 모양새다. 여기에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은행을 필두로 금융권에 대한 정부의 고통 분담과 윤리 경영 강화 요구는 거세질 전망이다. 은행 등 모든 금융권이 실적 개선과 건전성 강화 그리고 내부통제 확립이라는 세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하는 공통 숙제를 안고 있는 셈이다. 이에 눈앞에 쌓인 난제 해결을 위한 금융권 CEO의 경영 전략을 집중 조명한다. <편집자 주>

올초부터 KB손해보험를 이끌게 된 구본욱 대표는 ‘회사가치성장률 1위’를 경영 목표로 제시했다. 영업 경쟁력 강화를 통해 KB금융그룹 내 핵심 비은행 계열사 자리를 공고히 함은 물론 손해보험업계에서도 점유율을 끌어올리겠다는 포부다.

2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 1월 취임한 구 대표는 2015년 KB손보 출범 이래 첫 내부 출신 CEO(최고경영자)다. 전임자였던 양종희 현 KB금융 회장과 김기환 전 대표는 모두 KB국민은행 출신이다.

구 대표는 1994년 LG그룹 공채로 입사해 LG에서 분할된 LIG손보 시절에 전략부장을 지냈다. KB금융에 인수돼 KB손보로 회사명을 바꾼 뒤에는 경영관리부장을 지냈고 이후 경영관리본부장과 리스크관리본부장을 역임했다.

특히, 구 대표는 직위가 더 높은 부사장들을 제치고 대표이사직에 선임됐다. 그가 취임 전 직급은 전무였다. 전무급 임원이 곧바로 CEO로 취임한 것은 KB손보 출범 후 처음이다.

구 대표는 취임 후 열린 상반기 경영전략회의에서 손해율·유지율과 같은 경영효율지표, 신계약 CSM(보험계약마진)으로 대표할 수 있는 미래가치지표, 보유·우량소비자와 같은 소비자가치 지표를 모아 ‘회사가치’로 정의했다.

그는 회사가치성장률 1위 도전이라는 경영 목표를 위해 △모든 의사결정 최우선은 소비자 △본업 핵심 경쟁력 강화 △‘디지털 퍼스트(Digital First)’ 선구자 등 세 가지 전략 방향을 제시했다.

구 대표는 올해 KB손보 호실적을 이어나가 그룹 내 핵심 비은행 계열사 지위를 공고히 하는 게 첫 과제가 될 전망이다. 특히 첫 내부 출신 대표인 만큼 경영 역량 입증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한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KB손보는 지난해 7529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뒀다. 이는 전년(5572억원) 대비 35.1% 증가한 규모다. 건전성을 보여주는 킥스(K-ICS) 비율은 216.1%로 1년 전보다 27.8%포인트(p) 개선됐다. 미래 가치를 대변하는 CSM은 9조원에 달해 7% 넘는 성장세를 보였다. 

지난해 KB금융 순이익은 4조6319억원으로 리딩금융 자리를 지켰는데, 여기에는 KB손보 역할이 컸다는 평가다. KB손보 순이익 기여도는 2022년 13.42%에서 지난해 16.25%로 2.83%p 상승했다. 이는 KB금융 비은행 계열사 중 가장 높은 수치다.

KB손보는 원수보험료 기준 국내 손보업계에서 13% 안팎 시장점유율을 보유하고 있으며, 업계 4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구 대표는 취임식에서 “불확실성과 기회가 공존하는 시기에 위기를 기회 삼아 담대한 도전과 혁신을 계속해 나가야 한다”며 “대한민국 손해보험 새 스탠더드를 제시하고 KB손해보험의생태계를 더 넓고 빠르게 확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아일보] 문룡식 기자

moon@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