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21년] 엔데믹 이후 해외여행 급증…필수품 된 ‘트래블 카드’
[창간21년] 엔데믹 이후 해외여행 급증…필수품 된 ‘트래블 카드’
  • 문룡식 기자
  • 승인 2024.06.05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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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결제·환전 수수료 무료…금융지주 계열 카드사 각축전
왼쪽부터 하나카드 트래블로그, BC카드 트래블월랫, 토스뱅크 카드. (사진=신아일보DB)
왼쪽부터 하나카드 트래블로그, BC카드 트래블월랫, 토스뱅크 카드. (사진=신아일보DB)

코로나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으로 해외여행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이를 공략한 카드 상품 출시가 줄을 잇고 있다. 특히 해외 이용료 수수료 면제와 환율 우대 등 혜택을 제공하는 이른바 ‘트래블(travel) 카드’가 유행을 타는 모습이다.

4일 한국관광공사와 관광지식정보시스템 등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누적 해외여행객은 2271만5841명으로 전년(655만4031명)보다 3.5배 증가했다. 

코로나19가 한창이던 2021년(122만2541명)과 비교하면 스무 배 이상 많은 규모다. 코로나19 직전인 2019년(2871만4247명)과 비교해도 약 80% 수준까지 회복했다.

올해 해외여행객은 작년보다 늘어날 전망이다. 

올해 1월과 2월 한국인 해외여행객 수는 각각 277만866명, 251만2109명으로 1년 전보다 55.46%, 45.64%씩 늘었다. 지난해 월별 해외여행객 수가 250만명을 넘은 적이 한 차례도 없었지만, 올해는 연초부터 두 달 연속 250만명을 돌파했다.

더욱이 올해는 주말과 인접한 공휴일이 잦아 연차 휴가 등을 활용한다면 해외여행 기회가 예년보다 많은 편이다.

실제 오는 6일 현충일은 목요일인 만큼 금요일(7일) 휴가 사용 시 4일 연휴가 확보된다. 8월15일 광복절과 10월3일 개천절 역시 목요일로 마찬가지다. 추석 연휴(9월14~18일)는 5일이며 연휴 전후로 휴가 사용 시 6일까지 늘어난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서 카드업계는 트래블 카드 발급 확대에 힘을 싣고 있다.

국내에서 트래블 카드 돌풍을 일으킨 곳은 전업 카드사가 아닌 스타트업 ‘트래블월렛’이다. 2021년 외화 선불카드 ‘트레블페이’를 출시했는데 당시에는 신선한 혜택인 해외 가맹점·환전 수수료 면제를 내세우며 해외여행객 사이에서 필수 아이템으로 자리매김했다.

트레블페이는 출시 이듬해인 2022년 62만장, 지난해 400만장, 올해 4월말까지 누적 기준 520만장이 발행됐다. 지난해 트레블페이 해외 결제액은 2조1164억원에 이른다.

전업 카드사 중에서 트래블 카드를 가장 먼저 눈여겨본 곳은 하나카드다. 2022년 출시한 ‘트래블로그’는 올해 2월 가입자 400만명을 돌파했다. 지난해 1월 해외 체크카드 점유율 1위에 오른 뒤 현재까지 선두를 지키고 있다.

트래블 카드가 흥행 돌풍을 일으키자 다른 카드사도 관련 상품을 속속 내놓고 있다.

신한카드는 올해 2월 ‘쏠(SOL)트래블 체크카드’를 내놨으며, 출시 두 달 만인 4월 가입자 50만명을 넘어섰다.

국민카드도 4월 ‘트래블러스’ 카드를 출시했고 4일 만에 10만장 발급을 돌파하는 등 초반 흥행몰이를 톡톡히 했다.

우리카드는 자체적으로 내놓은 상품은 없지만, 지난해 8월부터 트래블월렛과 제휴한 ‘우리카드 트래블월렛’을 판매 중이다. 농협카드도 하반기 출시를 목표로 트래블 카드를 준비하고 있다.

카드사가 내놓은 트래블 카드는 공통적으로 해외 이용 수수료 면제와 환율 우대 100% 등을 제공한다. 여기에 전월 실적에 따라 국내 가맹점 혜택을 더하고 자사 플랫폼·계열은행과 연계한 시너지를 노리는 등 차별화와 노리는 모습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계열은행과 연계해 환전 혜택을 원활히 제공할 수 있는 금융지주계 카드사에서 트래블 카드에 주력하는 모습”이라며 “이용자를 다수 확보하면 향후 항공·숙박·관광 등에서 제휴 사업 확대도 기대할 수 있는 만큼 당분간 트래블 카드 혜택 경쟁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신아일보] 문룡식 기자

moon@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