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vsLG, 세기의 IT대결-소재⑧] 삼성전기 vs LG이노텍…'전장·AI' 전쟁터로
[삼성vsLG, 세기의 IT대결-소재⑧] 삼성전기 vs LG이노텍…'전장·AI' 전쟁터로
  • 이정범 기자
  • 승인 2024.07.05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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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덕현 vs 문혁수, 사업개편 통해 고부가 포트폴리오 재편성
삼성, '유리기판' 올해 파일럿 라인 구축…MLCC·FC-BGA 주력
LG, 전장시장 제품 확장…기판 사업 "8~10월 매출 올라온다"

대한민국 IT전자를 대표하는 ‘삼성’과 ‘LG’. 영원한 라이벌 삼성과 LG가 AI(인공지능)와 전기차를 중심으로 급변하는 산업 생태계에 발맞춰 또다시 진검승부를 펼친다. 가전제품은 물론 소재와 배터리, IT보안 기술까지 우위를 점하기 위한 치열한 공방전은 이미 시작됐다. <신아일보>는 한치 앞을 예측할 수 없는 ‘삼성과 LG의 IT기술 대결’에 주목, 분야별로 사업을 조명한다. 삼성과 LG의 2라운드는 ‘소재’ 시장에서의 격돌이다. 여덟번째 대결로 삼성전기와 LG이노텍을 준비했다./ <편집자 주>

장덕현 삼성전기 대표(왼쪽)와 문혁수 LG이노텍 대표. [사진=각 사]
장덕현 삼성전기 대표(왼쪽)와 문혁수 LG이노텍 대표. [사진=각 사]

#. 장덕현 삼성전기 대표는 "AI·전장 등 성장하는 시장에서 고객의 성공에 기여하는 최고의 동반자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 문혁수 LG이노텍 대표는 "FC-BGA(플립칩 볼그레이 어레이) 등 반도체 기판 및 전장부품사업도 1등으로 키워낼 것”이라고 자신했다.

스마트폰 부품사업에서 맞붙었던 장덕현 삼성전기 대표와 문혁수 LG이노텍 대표가 ‘전장과 기판’ 사업으로 시장을 옮겨 경쟁한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기와 LG이노텍은 대대적인 사업개편을 통해 전장과 반도체 기판 등 고부가 중심 사업 포트폴리오 구축에 나섰다.

◇삼성전기- '꿈의기판' 유리기판, 빠르면 2026년 공급

장덕현 대표는 '꿈의 기판'으로 알려진 '유리기판'에 열을 올린다. 이와 함께 전장용 'MLCC(적층형세라믹캐피시터)'와 AI 반도체 기판 'FC-BGA(플립칩볼그리드어레이)'를 주력으로 내건다. 

장 대표는 유리기판과 관련해 “올해 세종에 파일럿(시범) 생산라인을 만들고 2026~2027년 정도에 고객사에 공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보다 세밀한 회로를 구성할 수 있는 유리기판은 기존 플라스틱 소재로 만들어진 FC-BGA에 비해 열과 휘어짐에 강하고 전력소모량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삼성전기 전기차 온보드충전기용 MLCC 사진 3225 MLCC(위쪽)와 3216 MLCC. [이미지=삼성전기]
삼성전기 전기차 온보드충전기용 MLCC 사진 3225 MLCC(위쪽)와 3216 MLCC. [이미지=삼성전기]

삼성전기는 또 친환경차 시장에 발맞춰 전장용 MLCC 육성에도 공을 들인다. MLCC는 반도체 내부에서 원활한 동작을 지원하는 부품이다.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차량에는 기존 내연기관차 대비 MLCC가 2배 이상 사용된다.

삼성전기는 최근 전장용 MLCC 5종을 공개했다. 해당 제품들은 전기차 충전 시스템의 핵심인 ′온보드충전기(OBC)′에 탑재될 예정이다. 장 대표는 "내년에는 전체 매출에서 전장 부품이 차지하는 비중을 20%, 금액은 2조원 이상으로 해볼 것"이라며 전장사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삼성전기는 FC-BGA 선점에도 힘을 싣는다. FC-BGA는 고성능 반도체인 서버용 CPU(중앙처리장치)와 GPU(그래픽 처리장치) 등에 적용되는 반도체 패키지 기판이다. 서버용 FC-BGA는 AI 관련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을 중심으로 수요가 높아지는 추세다.

이에 맞춰 삼성전기는 2022년 약 3000억원을 투자, 국내 최초로 FC-BGA를 양산했다. 이와 함께 글로벌 시장에서의 과감한 투자를 진행 중이다. 베트남에 약 1조3000억원을 투입해 반도체 기판 생산 공장을 증설했고 지난달 본격적인 FC-BGA 제품 양산에 돌입했다.

◇LG이노텍- '고성능라이다·넥슬라이드' 집중공략

문혁수 대표는 '고성능 라이다(LiDAR)'와 '넥슬라이드'로 전장시장을 집중 공략한다. 또한 'FC-BGA' 양산을 통해 AI 반도체 기판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문 대표는 “광학솔루션사업을 세계 1위로 키워낸 경험은 LG이노텍 1등 DNA의 근간”이라며 “이를 바탕으로 FC-BGA 등 반도체 기판 및 전장부품사업도 1등으로 키워낼 것”이라고 자신했다.

LG이노텍 임직원들이 ADAS용 센싱 핵심 부품인 ‘고성능 라이다(LiDAR)’를 선보이고 있다. [사진=LG이노텍]
LG이노텍 임직원들이 ADAS용 센싱 핵심 부품인 ‘고성능 라이다(LiDAR)’를 선보이고 있다. [사진=LG이노텍]

LG이노텍은 자율주행 기술이 고도화되며 각광받는 ADAS(첨단 운전자 지원 시스템)용 센싱 시장에 주목했다. 특히 ADAS의 핵심부품 '라이다'는 향후 탑재 개수가 4배가량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라이다는 차량에서 물체까지의 거리를 측정하는 센싱 부품이다.

이에 LG이노텍은 최근 '고성능 라이다' 제품 라인업을 선보였다. '고성능 라이다'는 기상 악화 시 탐지 성능이 기존 제품 대비 3배 증가했다. LG이노텍은 또 전장용 조명 모듈 '넥슬라이드'를 공개하면서 전장시장에도 힘을 실었다. ‘넥슬라이드’는 플랙서블 입체조명 모듈로 프리미엄 완성차 브랜드 사이에서 각광받는 제품이다.

삼성전기에 비해 시장진입이 다소 늦은 FC-BGA 사업에는 1조4000억원을 투자, LG전자의 구미4공장(약 22만㎡)을 인수해 생산라인을 구축했다. 이어 지난 2월부터 구미공장에서 FC-BGA의 첫 양산을 개시했다.

LG이노텍의 FC-BGA는 글로벌 빅테크들의 성능 테스트까지 통과해 하반기 본격적인 납품이 시작될 전망이다. 다양한 글로벌 빅테크와의 협업을 통해 기존 애플에 의존하던 매출을 분산시킨다는 전략이다. 문 대표는 FC-BGA와 관련해 "빠르면 올해 8월, 늦어도 10월 정도면 매출이 올라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장덕현 삼성전기 대표(왼쪽)과 문혁수 LG이노텍 대표가 각사 주주총회를 진행하는 모습. [사진=각사]
장덕현 삼성전기 대표(왼쪽)과 문혁수 LG이노텍 대표가 각사 주주총회를 진행하는 모습. [사진=각사]

jblee98@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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