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즈볼라, 로켓 70발 '응수'
이스라엘이 레바논의 친(親)이란 무장 세력인 헤즈볼라와 전면전을 지속하는 가운데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남부의 '자금줄 시설' 공습에 나서 양측 간 교전이 격화할 전망이다.
AFP 통신은 20일(현지시간) 레바논 국영 NNA 통신을 인용한 보도를 통해 "이스라엘군이 이날 헤즈볼라의 핵심 자금줄 중 하나로 꼽히는 '알카드 알하산'(AQAH) 일부 지부 공습에 나섰다"며 "(이로 인해) AQAH 최소 3개 지부가 공격을 받았으며, 동부 베카 지역에 있는 또 다른 지부도 공격을 받았다"고 전했다.
이스라엘의 알카드 알하산 공격에 대해서는 "헤즈볼라 지도자 하산 나스랄라와 다른 지휘관들을 사살한 데 이어 헤즈볼라의 자금 조달 능력을 약화시키려고 하는 등 이스라엘의 군사 작전이 확대됐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앞서 다니엘 하가리 이스라엘군 대변인은 이날 AQAH 관련 공격에 앞서 "레바논 주민들에게 헤즈볼라의 테러 활동 자금 조달에 사용되는 장소에서 대피하라는 경고를 발령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번 공격의 목적이) 헤즈볼라의 금융 네트워크를 교란하고 헤즈볼라와 시아파 공동체 간의 신뢰를 약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해당 조직(AQAH)은 제재를 피하기 위해 전 세계 금융 기관을 연결하는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에 등록되지 않은 채로 은행처럼 운영되고 있다"면서 "레바논 내 시아파 인구 등 약 30만명이 이를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AQAH는 이슬람 율법에 따라 시아파 신도들을 상대로 무이자 대출을 제공하는 비영리 금융 기관으로 1982년 설립됐다. 레바논 정부 면허 없이 운영되는 준 은행 기관으로도 알려져 있으며, 설립 이후 헤즈볼라의 거점인 베이루트 남부 소재 다히에를 비롯해 여러 지역에 지부를 둔 기관으로 성장했다.
한편 헤즈볼라는 이날 이스라엘 최대 항구도시 하이파 및 군 기지 등을 겨냥해 로켓 약 70발을 발사해 응수에 나섰다.
이스라엘도 같은 날 베이루트 남부 소재 헤즈볼라 정보본부 지휘센터와 지하 무기 시설을 타격했으며, 이 과정에서 헤즈볼라 세력 65명 이상을 사살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은 앞서 지난달 23일 레바논 각지의 헤즈볼라 거점을 폭격하며 '북쪽의 화살' 작전 개시를 선언했다. 지난달 30일부터는 레바논 남부에서 지상전에 돌입했다.
AFP가 레바논 보건부 통계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달 시작된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 전쟁으로 레바논에서 최소 1470명이 사망했다.
이에 유엔, 미국, 유럽연합(EU) 등 국제사회는 이스라엘을 향해 한목소리로 휴전을 촉구하고 있다.
[신아일보] 장덕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