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트럼프 효과는 배제… 산적한 악재에 불확실성↑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3년 연속 2%대 성장을 예고하고 있다. 내년에도 살림살이가 더 나아지지 않으면서 국민의 지갑은 더욱 꽁꽁 닫힐 전망이다.
국책연구기관인 산업연구원은 27일 내놓은 '2017년 경제·산업 전망'에서 내년 국내 연간 경제성장률을 올해 전망치 2.7%보다 0.2%포인트 내린 2.5%로 예측했다.
반기별로 보면 상반기는 2.4%, 하반기는 2.7%로, '상저하고'(上低下高)의 흐름을 띠겠다고 전망했다.
내년 국내 경제 하락세 중에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건설투자다.
건설투자는 올해 1년 전보다 9.8% 증가하며 경제성장률을 견인해왔다. 그러나 내년에는 아파트 분양권 전매 제한과 재건축에 대한 규제 조치 등으로 증가세가 대폭 낮아질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산업연구원은 내년 건설투자 증가율을 올해의 3분의 1에도 못 미치는 2.9%로 추산했다.
민간소비 증가율 전망치는 2.1%로 올해보다 0.4%포인트 하락했다.
유가 반등에 따른 소득 증가세 둔화, 가계부채 부담, 구조조정 여파 등이 제약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게 산업연구원의 분석이다.
반면 수출의 경우 세계경제의 소폭 개선, 유가 반등에 따른 단가 하락세 진정 등으로 증가세로 돌아설 것으로 보인다.
산업연구원이 전망한 내년도 수출 증가액은 전년대비 2.1%, 수입액은 전년대비 3.6% 수준이다.
다만 미국을 필두로 한 전 세계적인 보호무역주의 강화 움직임 확산 등 부정적 요인도 상존해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또 수출부진 완화의 영향으로 올해 마이너스 성장(-3.8%)을 기록했던 설비 투자도 증가세(2.0%)로 돌아서겠다고 예측했다.
그러나 이 역시도 재계가 최순실 게이트에 휘말려 줄줄이 조사를 받는 상황인 만큼 기업들이 몸을 사린다면 실제 증가율은 전망치보다 상당히 떨어질 수 있다.
우리나라 주력산업군에 대한 전망은 조선, 철강, 섬유, 가전, 정보통신기기는 글로벌 공급과잉 지속으로 어려울 것으로 예측됐다.
특히 조선, 철강, 가전 등은 글로벌 공급 심화가 계속되는 가운데 글로벌 수요침체도 겹쳐 업체 간 치열한 경쟁이 이뤄질 전망이다.
반면 섬유, 정보통신기기 일부 품목과 정유, 반도체, 음식료 부문은 수요 침체를 벗어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이 같은 전망이 최순실 국정 농단에 따른 박근혜 대통령 퇴진 정국, 美 트럼프 신정부 출범 등은 배제된 상태라는 점이다.
산업연구원은 일단은 대외적으로 미국 신정부 정책 기조와 금리인상, 중국의 성장둔화폭 확대 가능성, 지정학적 불안 등을, 국내는 가계부채 문제와 구조조정 여파 등을 우리 경제의 주요 변수로 꼽았다.
산업연구원은 "정치적 문제는 불확실성이 너무 커 수치에 포함할 수가 없고 트럼프 미 정부 출범 역시 공약의 불확실성과 앞으로의 스탠스 변화 등으로 한국경제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예단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저성장과 미래소득에 대한 불안감이 이어지고 가계부채의 원리금 부담이 늘면서 소비성향은 하락 추이를 지속할 것"이라며 "유가 반등, 소득 증가세 둔화, 구조조정 여파로 인한 고용 악화 등은 소비 억제 요인으로 작용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신아일보] 박정식 기자 jspark@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