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건강 챙기려는 마음에서 시작
'보릿고개'가 빚어낸 국민 비타민
"그날의 피로는 그날에 풀어야 합니다!"
1970년대 신문에서 주로 봤던 유한양행 비타민 영양제 '삐콤씨'의 광고 문구다.
삐콤씨는 올해로 출시 54주년을 맞은 장수 브랜드다. 삐콤씨는 전신인 비타민B 복합제 '삐콤'에서부터 시작해 지난 1987년 비타민 B와 C의 복합제인 삐콤씨로 다시 태어났다.
삐콤에 비해 성분과 함량이 대폭 보강됐고, 비타민 C는 50mg에서 600mg으로 12배나 늘었다는게 특징이다.
제형 역시 '당의정'에서 '필름코팅정'으로 개량돼 비타민을 필수적으로 섭취해야 하는 당뇨병 환자도 쉽게 먹을 수 있도록 만들었다.
이렇게 탄생한 삐콤씨 제품은 출시 10여년 만인 1975년에는 1239%라는 기록적인 매출 성장률을 보이며 파워브랜드로 자리잡게 된다.
과거에는 비타민 영양제를 별도로 챙겨먹는 것이 생소했지만, 삐콤씨의 등장으로 이제는 비타민을 챙겨먹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상이 됐다.
그렇다면 삐콤씨는 어떻게 만들어지게 됐을까. 삐콤씨의 탄생은 한마디로 시대상을 고스란히 반영한다고 말할 수 있다.
삐콤씨가 처음 개발된 당시 시대상은 전쟁 후 '보릿고개'를 겪던 시기였다. 1960년대 많은 사람들은 배고픔과 싸우며 제대로 된 영양소를 섭취하지 못했고, 미국의 원조로 들어온 옥수수 가루를 배급받아 강냉이 죽으로 허기를 채웠다.
특히 많은 사람들이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하지 못한 탓에 툭하면 피부병 '펠라그라'와 비타민B 결핍 증상이 나타났다.
그도 그럴것이 옥수수는 체내에서 분해되며 비타민 B3(니아신)가 대량 소모되기 때문에 펠라그라가 발병하는 원인이 돼 비타민 B군의 섭취가 더 필요하게 된다.
유한양행 창업주인 故유일한 박사는 영양 부족으로 고통받는 이들을 위한 저렴한 영양제를 만들어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된다.
이처럼 유한양행의 창업정신이 깃든 제품이기 때문에 50년이 지난 지금까지 '국민 영양제'라는 타이틀을 갖고 있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장수브랜드의 자부심을 넘어 시대에 맞는 새로운 마케팅과 우수한 제품력으로, 소비자들이 신뢰할 수 있는 브랜드로 가꿔나가겠다"고 말했다.
[신아일보] 김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