맘스터치·롯데리아 올 들어 두차례 인상…내달 '밀크플레이션' 우려
라면, 과자, 햄버거, 커피 등 식음료 가격이 줄줄이 인상되고 있다. 이르면 내달 우윳값 인상도 관측되면서 소비자 장바구니 물가 부담은 갈수록 가중될 전망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매출액 기준 국내 라면업계 1위 농심과 제과업계 1위 오리온이 각각 이날부터 대표 제품 ‘신라면’과 ‘초코파이’의 인상된 가격을 적용한다.
농심은 신라면, 너구리를 비롯한 라면 26개, 새우깡 등 스낵 23개 출고가를 각각 11.3%, 5.7% 인상했다. 농심은 지난해 8월과 올 3월에도 잇달아 라면과 스낵 가격을 올렸다.
오리온도 초코파이 가격을 12.4% 올렸다. 2013년 이후 9년 만의 인상 조치다. 편의점 기준 초코파이 한 상자(12개입) 가격은 4800원에서 5400원으로 5000원을 넘어섰다. 포카칩(12.3%), 꼬북칩(11.7%), 예감(25.0%) 등 인기스낵 가격도 올랐다. 총 16개 브랜드가 평균 15.8% 인상됐다.
농심과 오리온의 가격인상은 수익성 악화에 따른 조치다. 실제 농심은 올 2분기 별도 기준 24년 만에 적자를 냈다. 오리온도 영업이익률이 지난 5월 16.7%에서 7월 12.7%로 줄었다. 오리온 관계자는 “올 상반기에는 매출 신장으로 이익 감소를 방어했지만 하반기에는 수익성이 저하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밀, 팜유와 같은 핵심 원·부자재 가격 급등이 주된 이유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에 따르면, 올 2분기 국제곡물 선물가격지수는 193.3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주요 곡물가격 수준을 보여주는 선물가격지수는 2015년 수준을 100으로 놓는다. 밀의 경우 올 5월 기준 톤(t)당 523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76.4% 증가했다.
국내 최대 발효유 기업 hy(옛 한국야쿠르트)의 ‘야쿠르트’는 이달 1일부터 가격이 10% 수준으로 올랐다. 관계사인 팔도는 10월1일부터 ‘팔도비빔면’, ‘왕뚜껑’을 비롯한 12개 라면 가격을 평균 9.8% 인상한다고 예고했다.
가공식품뿐만이 아니다. 햄버거, 커피와 같은 외식 가격도 올 들어 두 차례 인상됐다. 매장 수 1위 맘스터치는 올 2월에 이어 반년 만인 지난 8월 ‘싸이버거’를 포함한 버거 23종, 치킨 20종, 사이드메뉴 7종 등 총 50종 가격을 최대 400원 올렸다. 싸이버거는 약 6개월 만에 3800원에서 4300원으로 500원 올랐다.
롯데GRS의 롯데리아도 작년 말에 이어 올 6월에 ‘불고기버거’ 등 81개 메뉴 판매가를 평균 5.5% 올렸다. 맥도날드는 지난달 햄버거 ‘빅맥’ 가격을 300원 인상했다. 앞서 올 2월에는 불고기버거, 맥카페 등 30개 메뉴 가격을 상향 조정했다. 버거킹은 올 1월과 7월 두 차례에 걸쳐 대표 제품 ‘와퍼’ 가격을 800원 인상했다. 신세계푸드의 노브랜드버거는 지난달 대표 메뉴 ‘NBB시그니처’ 가격을 3700원에서 4000원으로 300원 인상했다.
저가 커피 브랜드 ‘매머드커피’는 올 2월에 이어 이달 15일부터 ‘콜드브루’ 음료 12개 메뉴 가격을 최대 400원 인상했다.
이외에도 올 하반기 들어 CJ푸드빌의 제빵 프랜차이즈 ‘뚜레쥬르’, 샌드위치 브랜드 ‘써브웨이’, 햄버거 브랜드 ‘KFC'’, 치킨 프랜차이즈 ‘굽네’도 가격인상에 동참했다.
내달 중 우윳값 인상도 확실시되는 분위기다. 16일 열리는 낙농진흥회 이사회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이사회에서는 유제품 원료가 되는 원윳값 결정 체계 개편이 논의된다. 이에 맞춰 올해 원유기본가격 협상도 이뤄질 예정이다.
유업계에서는 올해 원유기본가격 인상 폭을 전년의 2.3% 대비 2배 이상 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흰우유 기준 최대 500원 안팎이다. 통상적으로 원유기본가격이 정해지면 서울우유, 매일유업, 남양유업 등 대형 유업체들부터 가격인상에 나선다.
우윳값 인상은 카페, 제빵, 아이스크림과 같은 유제품 사용비중이 높은 업계를 중심으로 ‘밀크플레이션(우유값이 물가인상을 불러일으키는 현상)’으로 촉발될 수 있다.
식품업계 한 관계자는 “보통 1위 기업이 선제적으로 가격인상에 나서면 나머지 기업들도 따라가기 마련”이라며 “하반기 인사시즌과 맞물려 경영성과 면에서 수익성 개선이 중요한 만큼 업계 가격인상은 지속될 여지가 많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