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괴 사고 후 기업 이미지 쇄신 필요…'자이' 위상 회복 중책
건설 경기 위축과 부동산 시장 불확실성, 자금경색 우려 등 여러 악재가 건설사들을 옥죄고 있다. 여기에 꼬리를 무는 사건, 사고는 완전한 건설 안전을 확보하라는 거센 요구를 만들어 냈다. 전례 없던 위기감과 부담감에 에워싸인 건설사들은 과연 어떤 내일을 맞게 될까? 각 회사 CEO의 경영 전략을 통해 그 해답을 찾아봤다. <편집자 주>
이미지 쇄신이 절실한 GS건설이 그룹 오너 4세 허윤홍 사장을 수장으로 맞았다. 허 사장은 2019년부터 신사업추진실장을 맡으며 작년 매출액 1조원을 달성한 '신사업 믿을맨'이다. 그는 수처리 자회사 GS이니마를 필두로 기존 수주·시공 중심 건설업 모델을 넘어 개발과 운영도 맡는 종합 솔루션 기업으로 회사를 도약시킬 방침이다. 인천 검단 아파트 주차장과 함께 내려앉은 '자이' 브랜드 위상 회복에도 전력을 쏟을 계획이다.
16일 GS건설에 따르면 이 회사는 지난달 20일 허윤홍 GS건설 사장을 전격 선임했다.
1979년생인 허윤홍 사장은 허창수 GS그룹 명예회장의 아들로 GS가(家) 오너 4세다. 지난 2005년 GS건설에 입사해 재무와 경영 혁신, 플랜트 등 분야에서 경험을 쌓았고 2020년부터는 신사업 부문 대표를 맡아 전략사업 발굴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왔다.
◇ 신사업 최전방 공격수 'GS이니마'
허 사장은 수처리 업체 GS이니마를 앞세워 새로운 성장모델을 구축 중이다. 수주와 단순 시공 중심 건설업의 전통적인 모델을 넘어 수처리시설에 대한 개발과 투자, 운영 등을 통해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토털 솔루션 기업'으로 성장한다는 구상이다.
GS이니마는 해외 사업을 활발히 수행 중이다. 2019년 브라질법인을 통해 브라질 수처리 업체인 'BRK 암비엔탈'의 산업용수 사업 부문을 인수하며 남미 시장에 진출했고 2020년에는 오만에서 알 구브라 3단계와 바르카 5단계 민자 담수 발전사업(IWP) 프로젝트를 수주해 중동으로 발을 넓혔다. 작년에는 베트남 롱안성 공업용수 공급업체 '푸미빈 건설투자사(PMV)' 지분 30%를 인수하며 동남아 지역 수처리 시장을 공략할 교두보를 마련했다.
GS이니마의 실적은 지속해서 상승세를 보인다. 2018년 2312억원이던 매출액은 2019년 2879억원으로 증가했고 2020년과 2021년에는 각각 2956억원과 3165억원을 기록했다. 작년에는 4052억원으로 덩치를 더 키웠고 올해는 3분기까지 누적 매출액 3378억원을 기록 중이다.
이와 함께 GS건설은 2020년 폴란드 목조 모듈러(조립식 건축) 주택 기업 '단우드'와 철골 모듈러 기업 '엘리먼츠'를 인수하며 '모듈러 주택' 분야로 포트폴리오를 확장했다. 여기에 △지피씨(PC 공법) △자이메카닉스(엘리베이터) △케이세이프새먼어업회사(스마트 양식) △자이가이스트(모듈러 주택) △지베스코(사모투자 운영) 등을 자회사로 설립하며 사업 범위를 넓혔다.
이를 바탕으로 GS건설 신사업 부문은 매년 성장해 왔다. 허 사장이 신사업을 이끈 2020년 6110억원이던 신사업 부문 매출액은 2021년 7780억원으로 커졌고 작년에는 1조250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3분기(잠정) 신사업 부문 누적 매출액은 1조290억원으로 일찌감치 작년 실적을 넘어섰다.
GS건설 관계자는 "장기적 성장성을 확보하고 지속 가능한 미래를 추구하기 위해 신사업 역량을 강화해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출 것"이라며 "신사업을 통해 사업 구도 등을 다변화하고 산업 전반 추세 변화에 대응해 지속적인 성장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 무너진 신뢰 회복 위해 '현장경영' 공고화
GS건설은 허 사장 선임 당시 인사 배경에 대해 각종 이슈로 훼손된 기업 이미지 회복과 새로운 도약을 위한 세대교체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회사와 주택 브랜드 '자이' 명성을 회복하고 새롭게 도약하기 위해 최고경영자로의 책임과 역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허 사장은 품질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현장경영 체제를 더 공고히 할 방침이다. 현장을 건설업의 근간으로 보는 인식을 더 강화하고 인력관리와 공사관리, 안전·품질관리에 매진할 계획이다.
정비사업 시장에서 자이 이미지는 아직 굳건한 모습이다. GS건설은 최근 서울 송파 가락프라자 재건축 사업을 수주했다. 지난 4월 검단신도시 공동주택 신축 현장에서 주차장 붕괴 사고가 발생한 후 첫 서울 정비사업 수주다. 검단 사고 여파와 함께 대형사인 현대엔지니어링과 경합으로 수주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지만 조합은 GS건설에 시공권을 줬다. GS건설은 현재 노량진뉴타운 내 가장 규모가 큰 1구역 입찰을 준비 중이다.
GS건설 관계자는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허 사장이) 적극적이고 과감한 미래 전략사업 발굴로 신사업 부문을 성장시킨 경험을 바탕으로 현 위기를 극복하는 새로운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