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조직 개편 단행·지주사 부회장 수혈…숙원사업 '기업공개' 정조준
건설 경기 위축과 부동산 시장 불확실성, 자금경색 우려 등 여러 악재가 건설사들을 옥죄고 있다. 여기에 꼬리를 무는 사건, 사고는 완전한 건설 안전을 확보하라는 거센 요구를 만들어 냈다. 전례 없던 위기감과 부담감에 에워싸인 건설사들은 과연 어떤 내일을 맞게 될까? 각 회사 CEO의 경영 전략을 통해 그 해답을 찾아봤다. <편집자 주>
박경일 SK에코플랜트 사장이 회사 체질 개선 작업에 적극 나서고 있다. 건설업을 넘어 친환경 기업으로 이미지를 구축하기 위해 해상풍력과 그린수소 생산, 폐배터리 재활용 등으로 보폭을 넓히고 있다. 이와 함께 대규모 조직 개편과 지주사 부회장 영입을 통해 회사의 숙원사업으로 꼽히는 기업공개를 추진할 계획이다.
14일 SK에코플랜트에 따르면 박경일 SK에코플랜트 사장은 지난 2021년 10월부터 회사를 이끌고 있다.
박경일 사장은 1994년 SK신세기통신 재무관리실에 입사한 이후 SK텔레콤에서 경영기획팀장과 전략기획실장 등을 맡았다. 2021년 10월 대표이사 선임 전에는 SK에코플랜트의 전신인 SK건설에서 사업운영총괄을 지냈다.
◇ 글로벌 에너지 기업으로
박 사장은 회사를 해상풍력과 수소 등 미래 에너지 분야를 선도하는 글로벌 에너지 기업으로 도약시키기 위해 풍력 등 재생에너지 사업 개발과 그린수소 생산 및 활용까지 이어지는 전 분야 사업 모델 구축에 힘을 쏟고 있다.
세부적으로는 해상풍력 하부구조물 제조 자회사 'SK오션플랜트'를 통해 현재 울산과 전남 등 5개 권역에 총 3.7GW 규모 해상풍력 사업을 진행 중이다. SK오션플랜트는 14일 일본 해상풍력 건설사 'NSE'와 해상풍력 하부구조물 제작 및 공급을 위한 협력을 맺고 고정·부유식 해상풍력 하부구조물과 해상변전소 등 분야에서 장기적 파트너십을 구축한다.
SK에코플랜트도 글로벌 연료전지 기업 블룸에너지와 설립한 '블룸SK퓨얼셀'을 통해 고효율 그린수소 생산이 가능한 수전해기(SOEC)를 바탕으로 6조원대 북미-유럽 그린수소 상용화 프로젝트 지분 참여를 추진 중이다.
폐배터리 재활용 자회사 '테스'를 통해선 유럽과 아시아 등 지역 폐배터리 관련 시장을 적극 공략 중이다. 폐배터리 재활용 기업 '어센드엘리먼츠'와는 합작법인을 설립해 미국 켄터키에 폐배터리 재활용 공장을 구축할 계획이다.
이 밖에도 이달 12일에는 중국 장쑤성에서 배터리 재활용 1단계 공장을 준공했고 내년 말까지 2단계 공장까지 건립할 방침이다. 이 공장이 지어지면 수거된 스크랩(배터리 제조공정에서 발생하는 불량품)과 수명을 다한 전기차 폐배터리, 리콜 배터리 물량 등을 분해·파쇄할 수 있다. SK에코플랜트는 이를 통해 중국 폐배터리 재활용 시장 공략에 총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 사업 고도화 성과 가시화 집중
박 사장은 SK에코플랜트의 숙원사업으로 꼽히는 IPO(기업공개)에 속도를 내기 위해 최근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우선 내부 역량을 결집하기 위해 기존 '6BU(비즈니스 유닛)·4센터' 체제를 '3BU·3센터' 체제로 전환했다. 이를 통해 경영환경 불확실성에 대응하며 환경∙에너지 사업을 고도화하고 성과 가시화에 집중할 방침이다.
세부적으로는 글로벌·R&D(연구·개발)로 분할돼 있던 환경사업 조직을 단일 BU로 재편했다. 에너지 사업은 기존 하이테크 및 솔루션 사업과 통합해 엔지니어링 전문 역량을 기반으로 사업 실행력을 제고할 계획이다.
조직개편 방향성에 맞춘 인사도 단행했다. 성공적인 기업공개 추진을 위해 장동현 SK㈜ 대표이사 부회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했다. 장 부회장은 SK그룹 사업 포트폴리오 혁신과 투자를 끌어낸 인사로 평가된다. SK에코플랜트는 이를 통해 환경과 에너지, 솔루션으로 사업 영역을 고도화하고 자본시장 이해관계자와의 소통을 강화할 계획이다.
SK에코플랜트 관계자는 "세대교체 및 차세대 리더 육성을 위한 인적 쇄신을 추진할 것"이라며 "BU 대표 및 센터장을 중심으로 세대교체를 진행하고 성장 사업 전문성을 갖춘 새로운 리더를 발탁해 전략적으로 육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