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캣·로보틱스 합병에 배임 이슈까지…"당분간 변동성 확대"
두산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으로 그룹 상장사 주가가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두산에너빌리티의 자회사인 두산밥캣은 두산로보틱스 밑으로 보내 주식교환과 공개매수를 거쳐 상장 폐지할 것으로 알려졌다.
주주들의 반발과 금융당국의 증권신고서 정정 요청 등이 주가에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1일 한국거래소와 업계 등에 따르면, 지주회사 두산의 주가는 23만7000원(지배구조 개편안 발표 직후 지난달 12일 종가기준)에서 17만5000원(7월31일 종가기준)으로 26.16% 떨어졌다.
같은 기준 두산에너빌리티는 2만900원에서 1만8830원으로 9.90%, 두산로보틱스는 10만5700원에서 7만1200원으로 32.63% 하락했다. 또 두산밥캣은 5만4600원에서 4만1200원으로 24.54% 떨어졌다.
앞서 두산그룹은 두산에너빌리티 자회사 두산밥캣을 두산로보틱스의 100% 자회사로 만드는 사업 구조 재편안을 내놨다.
현재 두산은 두산에너빌리티 지분 30%를 가지고 있으며, 두산에너빌리티는 두산밥캣 지분을 46% 가지고 있다. 또 두산은 두산로보틱스 지분을 68% 보유 중이다. 오는 9월25일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이 안이 통과되면 두산밥캣은 두산로보틱스의 완전 자회사로 편입된다. 두산그룹은 두산밥캣 간접지분이 13%에서 42%로 오른다.
재편 과정에서 두산그룹은 주식교환비율을 1대 0.63으로 정했다. 현행 자본시장법상 시장 가격을 토대로 교환비율을 정하지만, 기업가치가 큰 두산밥캣 지분이 낮게 평가됐기 때문이다.
시가총액을 보면 지난해 두산밥캣은 4900억원이며, 두산로보틱스는 5400억원이다.
두산밥캣의 지난해 매출액은 9조7590억원으로 10조원에 달했지만, 향후 미래 로봇산업에 두산로보틱스는 530억원에 불과했다. 또 두산밥캣 영업이익은 1조3900억원이지만, 두산로보틱스는 192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두산밥캣은 현재 저평가된데다, 기업 밸류업으로 향후 주가 상승 기대가 되는 상황인 까닭에 투자자들은 반발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달 24일 '두산로보틱스 합병, 주식의 포괄적 교환·이전' 증권신고서에 대한 정정을 요구한 점도 악재로 떠오른다.
여기에다 지난달 29일 두산밥캣의 100% 자회사인 두산밥캣코리아에서 배임이 발생했다. 특정업체에 일감을 몰아주고 원자재를 시가보다 비싸게 구매하는 방식의 배임을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당분간 주가 변동성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한결 키움증권 연구원은 "긍정적인 점은 로보틱스가 앞으로 10년간 가파른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기대되는 북미의 로봇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두산밥캣과 사업적 결합을 통해 두산밥캣의 북미와 유럽 네트워크 활용 기대할 수 있다는 점"이라며 "단점은 단기 주가 변동성은 확대되고 두산밥캣의 해외 주주를 중심으로 안정적인 이익 창출력과 배당에 기대를 했던 투자자들 이탈이 우려된다"고 말헀다.
최재호 나이스신용평가원 실장은 "인적분할을 통해 두산에너빌리티의 종속회사에서 밥캣이 제외되면서 에너빌리티는 배당수익 기반 및 재무대응력 약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주장했다.
[신아일보] 박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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